외국 통계에 따르면 신생아의 약 2~4%에서 선천성 손 기형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의 경우 아직 정확한 조사 자료는 없지만 외국보다 발생 빈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인은 유전적인 경우가 약 20%, 환경적인 영향이 20%,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60% 정도 된다.
■선천성 손 기형
선천성 손 기형 분류는 국제수부학회와 미국수부학회에서 인정하는 7가지의 분류법(형성장애, 분리장애, 중복, 과성장, 발육부전, 교액륜 증후군, 골격계통 이상증)을 주로 따른다. 손 기형에서 가장 흔한 것은 손가락이 서로 붙어 있는 합지증과 손가락이 하나 이상 더 많은 다지증이다. 다지증 중에서는 엄지손가락 다지증이 가장 많다.
엄지손가락 다지증은 하나의 엄지가 두 개로 갈라진 것이기 때문에 '이열엄지'로도 불린다. 수술은 둘 중에서 더 작은 손가락의 뼈, 힘줄, 인대, 연부조직, 피부 등을 최대한 보존하여 남은 손가락에 합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합지증 가운데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손가락 피부만이 서로 붙어 있는 단순 합지증이 가장 흔하다. 발생 과정에서 손가락이 조금 덜 갈라진 것에 불과하므로 수술로 쉽게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수술은 엄지손가락이 포함된 합지증이나 손가락 끝쪽이 서로 붙어 있는 합지증의 경우에는 6개월부터 1세 사이에 해야 한다. 피부만 붙어 있는 단순 합지증이나 엄지 다지증은 1세부터 3세 사이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기형의 정도에 따라 보조기가 필요한 경우 수술 후 약 6개월간 착용해야 한다.
단순 합지증이나 다지증의 경우는 언뜻 보기에 수술한 것을 모를 정도로 수술 방법이 발달한 상태다. 하지만 좀 더 복잡한 손 기형의 경우 수술 후 손이 성장함에 따라 모양이 변할 수 있어 성인이 될 때까지 두세 차례의 교정수술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선천성 발 기형
선천성 발 기형에는 새끼발가락이 하나 더 많은 다지증이 가장 많다. 어린이 두뇌 발달과 연관이 있고 발에 비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손의 특성상 손 기형은 어릴 때 일찍 수술을 해야 하지만 발 기형은 다소 여유를 갖고 수술을 해도 된다. 그러나 수술이 늦어질수록 늘 발을 감추고 다녀야 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 때문에 걷기 시작할 무렵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다.
최근 동산의료원에서는 선천성 발가락 합지다지증 기형을 교정하는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 도입되었다. 합지다지증은 새끼발가락이 하나 더 많고 네 번째 발가락부터 새끼발가락까지 모두 붙어 있는 발 기형. 기존 수술법은 발등이나 발가락에 흉터가 많이 남고 새끼발가락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한 단점을 갖고 있었다.
손대구 교수가 고안한 새 수술법은 발등에서 발바닥으로 이어지는 경계부위를 절개, 수술 후 흉터가 눈에 잘 띄지 않고 새끼발가락의 특징적인 모양을 잘 살려 재건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잉여 발가락(네 번째와 여섯 번째 발가락 사이의 발가락)의 뼈와 발톱만 제거한 뒤 연부조직을 버리지 않고 이용, 피부이식을 최대한 줄였다.
손 기형과는 달리 발 기형의 경우 한 번의 수술로도 충분히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손대구 교수의 새 수술법은 영국성형외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Plastic Surgery, 2005, 58, 873-876) 9월호에 게재되었다. 올해는 수부세부전문의 제도가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도입됨에 따라 선천성 손, 발 기형과 외상에 대한 연구 및 치료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손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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