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장학금 누가 더 많이 주는데…"

입력 2005-11-09 14:32:48

대구은행-농협 市교육청 금고 '신경전'

오는 12월 계약기간이 끝나는 대구시교육청 금고(1천500억 원 규모)의 유치를 두고 대구은행과 농협의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구은행 장학문화재단(이사장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이달 11일까지 대구경북지역 고교생 및 대학생 117명에게 2005년 하반기 장학금 1억1천400만 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상반기 장학금을 포함할 경우, 지역 학생들에게 지급한 장학금은 올해만 2억2천800만 원에 이른다.

특히 하반기 장학금은 단체로 장학금 전달식을 갖던 과거와 달리 각 영업점장이 거래학교를 직접 방문, 전달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지정금융기관 재계약을 앞두고, 대구은행과 지역 학교 간의 돈독한(?)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 장학문화재단은 지역내 최대 규모인 70억 원의 재원을 확보, 1990년 이후 현재까지 2천900여 명의 지역 학생들에게 3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고 각급 학교 학습기자재 지원사업에도 8억5천만 원을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5년 동안 대구시교육청 지정금융기관 역할을 해 온 농협중앙회가 농협장학회(기금 200억8천700만 원)를 통해 대구경북지역에 매년 1억1천만 원 정도의 장학금만 지급해 온 사실을 은근히 꼬집은 것이다.

그러나 농협 측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장학회에서 대구경북지역에 지급된 장학금만 놓고 볼 때는 대구은행이 더 많을지 모르지만 농협에는 신용분야 이외에 공제, 상호금융, 신탁, 지도사업 등 다른 특별회계에서도 장학금을 주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 농협에서 대구와 경북에 지급된 장학금은 각각 3억7천900만 원과 3억8천900만 원"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구은행과 농협이 지역사회를 위해 발전적으로 경쟁하는 모습은 다행스럽다"면서 "관행적인 공공기관의 지정금융기관 선정은 분명히 잘못된 것인 만큼, 각 공공기관 금고의 성격에 따라 합리적인 선정기준을 갖고 지역사회 기여도 등이 큰 금융기관을 공개적이고 합리적으로 선정하려는 제도적 개혁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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