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소리-장례문화

입력 2005-11-04 09:38:55

"유골 화장해 뿌리자.""묘지는 추모장소."

장례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화장이 크게 늘어난 데 이어 화장 후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하지 않고 정해진 장소에 뿌리는 '산골(散骨)'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서울시의 경우 경기도 파주 용미리 시립묘지에 수목장 성격의 산골공원을 조성키로 했고, 일부 화장장에서는 별도의 산골시설에 유골 뿌릴 장소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산골'은 화장한 유골을 나무 밑이나 잔디 밑 등에 묻거나, 강이나 산 또는 지정된 장소에 뿌리는 장례 방식. 특히 수목장은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장례법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림청이 최근 국민 1천2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수목장을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41.2%로 나타났다. 수목장이 바람직한 이유로는 '자연이나 국토훼손이 없음'(29.7%), '나무의 성장을 통해 고인을 느낌'(24.5%), '유골의 자연과의 완벽한 동화'(22.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도 "좁은 국토엔 납골자리도 부담이니 산골을 통해 나무나 숲으로 돌아가는게 더 자연스럽다"며 산골 문화를 반기는 의견이 많다. 반면 "추모할 곳마저 없으면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어떻게 달래느냐"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네티즌도 있다. 변해가는 장례문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마음만 가슴에·육신은 散骨을

◇땅에 묻으나 화장을 해 뼛가루를 어디에 뿌리나, 언젠가는 다 없어질 육신이 아닌가. 환경을 생각해서, 좁은 땅덩이를 생각해서 가신 이의 흔적은 가슴 속에 남기고 깨끗이 화장해서 강이든 산이든 뿌리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무덤은 먼 후손들까지 관리하기도 힘들고 시간이 지나면 흉물스럽고 인간에게 해로운 기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특히 화장 후에 산골을 선호할 수 있도록 많은 계몽운동을 벌여야 할 것 같다. (연금술사님)

땅도 좁은데 무덤만 넘쳐

◇외국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도로변에 웬 무덤이 그렇게 많이 보이는지. 땅덩어리가 그렇게 넓은 중국도 그렇지 않은데. 무덤만 그럴싸하게 꾸며놓고 1년에 두어번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 차라리 뜻깊은 자리에 산골을 하고 자주 찾아보는 게 조상을 더 잘 모시는 방법이 아닐까. 매장이나 납골 장묘법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수목장은 특히 여성과 젊은 층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장례문화로 자리잡았으면 한다. (saku89님)

무덤 크기만 줄이면 된다

◇산골도 결함이 있다. 자연재해 등으로 나무가 죽어버리면 고인에게 누가 된다는 점이다. 차라리 유골 한줌을 묻고 비를 하나 세운다면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또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도 않을 것이다. 무덤 하나가 차지하는 공간에 가족 모두의 유골을 묻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숲마을님)

유족에겐 묘지 돌보기가 위로

◇자리만 있으면 분묘도 좋다고 생각한다. 포은 정몽주 선생의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에서처럼 서서히 잊혀지고 서서히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 생로병사의 이치가 아닐까. 분묘도 후손이 멀어지면 자연 돌보는 이가 없어진다. 내가 살았을 때 고인과의 인연을 생각하며 산소에 가서 술도 나누고 풀이라도 깎으면 마음에 위안이 된다. (박광훈님)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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