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김치도 '기생충' 충격

입력 2005-11-03 10:58:53

"다른 식품은?"…소비자 불안

중국산 김치에 이어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유통업계는 행여 불똥이 식품 전반에 대한 불안감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대구, 동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이마트 등 지역 백화점·대형소매점의 경우 이번에 기생충 알이 검출된 16개 업체의 제품은 일단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백화점은 풀무원·종가집·CJ·도들샘·우렁이 등 5개 업체로부터 김치를 납품받고 있고, 동아는 종가집과 풀무원, 롯데는 종가집 제품만 현재 취급하고 있다는 것. 이마트 역시 16개 업체 제품은 전혀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중국산에 이어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당초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알 파동 당시 국산은 믿어도 된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가 보름여 만에 뒤집혔기 때문. 비록 검사 대상 502개 업체 중 16개 업체 제품에서만 기생충 알이 검출됐고, 또 이들 업체 대부분이 연간 판매고 1억 원 미만의 영세업체여서 대형 유통업체에는 납품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분간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기는 힘들 전망.

게다가 김치의 원재료 54건을 추적 조사한 결과, 국내산 절임배추 1건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고, 시중 유통 국내산 배추 165건 중 8건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는 등 원재료마저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자칫 확대될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보다 적극적인 안전검사와 역마케팅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대구백화점은 자체 식품 위생안전점검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 납품되는 모든 식품을 대상으로 식품의약안전청이 지정한 식품 위생검사기관을 통해 시험검사를 더욱 강화하고, 자체 식품위생 안전점검원을 선발해 유통기한, 원산지, 식품 보관방법, 개인위생 및 작업장 청결상태 등 주요 항목을 리스트화해 정기점검 및 수시 점검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대응책을 내놓았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일단 이마트 취급제품 중 기생충 알이 검출된 업체 제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오히려 기존 김치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김치 제조업체의 제안이 있을 경우, 종전 조류독감 파동 당시 국내 육계가공업체와 벌였던 안심 마케팅을 김치에도 적용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또 지역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일단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게 우선인만큼 행여 기생충 알이 있는 김치를 먹더라도 곧바로 인체에 유해하다는 오해를 푸는게 필요하다"며 "매장에 전문가 의견을 게시하는 등 안심하고 쇼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은 "이번을 계기로 식품관리를 소비자 중심의 안전관리체계로 개편, 공급자 책임을 명확히 해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향후 식품 위반업자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처벌토록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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