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이지만 원래 고대 중국에서 '흉노(匈奴)족에게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날씨가 선선하면 운동을 하기에 적합하다. 사람들은 흔히 운동을 하면 식욕이 좋아진다고 믿는다. 많이 움직이면 평상시보다 배가 더 빨리 고프고 음식도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것. 어떤 사람들은 운동으로 식욕이 왕성해져 오히려 체중이 늘었다고 불평한다. 과연 그럴까?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운동과 먹는 양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운동을 했다고 해서 먹는 양이 더 늘어나지 않는다는 얘기.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가정해 보자. 대부분 사람들은 운동으로 에너지를 더 소비하기 때문에 배가 더 빨리 고플 것이고 당연히 식욕이 당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비한 만큼 더 보충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보면 매우 타당한 얘기로 들린다.
하지만 신체활동과 배고픔은 직접 연관이 없다. 운동으로 생긴 에너지 부족 때문에 배고픔이 심해지거나 열량 섭취량이 증가한다는 증거는 없다. 또 최대운동능력의 60%이상 고강도 운동을 했을 때 오히려 배고픔이 억제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게다가 운동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그러면 스트레스에 의한 식탐이 없어져 음식섭취량도 줄어 들 수 있는 것. 따라서 운동으로 식욕이 증가해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것은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반대로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던 사람이 운동을 중단하면 식욕이나 음식섭취량에 어떤 변화가 올까? 운동으로 에너지 소비가 늘었다고 해서 음식섭취량이 곧바로 증가하지 않듯 운동을 중단한다고 해서 먹는 양이 줄어들거나 식욕이 억제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에너지 소비와 섭취는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없다해도 운동에 의한 식욕의 변화에는 남성과 여성이 또 다르다. 하체에 지방이 쌓이는 여성형 비만인들은 운동 후 남성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출산과 양육을 해야하는 여성들은 체지방을 남성들보다 더 잘 보존하는 생물학적 본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운동을 통한 감량효과는 여성들보다 남성들에게서 더 잘 나타나는 것이다.
이종균(운동사 닥터굿스포츠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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