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직후 54년2월 北사단장 납치사실 첫공개

입력 2005-10-24 10:10:29

북파공작원 대부 김동석씨 회고록 발간

한국전쟁부터 5.16쿠데타 시기까지 휴전선을 넘나들며 첩보활동을 벌였던 북파공작원의 실상을 담은 회고록이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파공작원의 대부' 김동석(82) 전 함경북도지사(예비역 육군 대령)는 23일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 'This man 전쟁영웅 김동석'에서 첩보부대 지대장으로서 인천상륙작전과 서울탈환에 참전했던 사실과 동해안을 무대로 11년 동안 활동했던 첩보부대인 제36지구대 활동을 공개했다.

김씨는 '북파공작원은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간다'는 불문율이 있으나 영화 '실미도'로 북파공작원 실상이 공개됐고 김성호 전 국회의원이 주도해 특수임무수행자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회고록을 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회고록에서 "휴전 직후인 1954년 2월8일 적진에 잠입한 육군첩보부대 제36지구대 공작대원들이 강원도 통천 부근에서 인민군 사단장 이영희를 매복 중 생포, 귀순케 했다"며 생존자인 H,J,K씨의 실명을 소개했다.

그는 "제36지구대는 휴전전까지 원산 남방 고성에 제1지대, 원산만 능도와 여도에 제2지대, 명천 앞 양도에 제3지대를 배치해 기상 조건에 따라 월 2~3회 침투공작을 했다"면서 "휴전 후에는 강원도 모 해변으로 철수해 공작 임무를 계속 수행했다" 고 강조했다.

김씨는 또 "박정희와 정일권이 일본군으로 만주에 근무하다 무장해제당한 다음 귀국을 서두르다 (1945년 10월) 일본 육사 교육을 받은 '친일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소련군에 체포됐다"며 박 전 대통령과 얽힌 비화를 소개했다.

이송 도중 두 사람은 화물기차에서 뛰어내려 인근 산 속으로 도주했고 당시 조선애국의용대 대장으로서 동포들의 귀국활동을 돕던 김씨를 만나 안전하게 국경선을넘어 남한으로 가도록 도와줬다는 것이다.

김씨는 "한 사람은 용모가 준수하고 사교적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얼굴이 까무잡잡한데 지독하게 담배를 피우고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고 눈동자가 살아 있더라"고당시의 박.정 일행을 회상했다.

육사 8기인 김씨는 제17연대 중대장과 육군첩보부대(HID) 파견대장, 제36지구대장을 지내고 예편한 뒤 삼척군수와 강릉시장, 목포시장, 함경북도지사, 대한유도회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미 제2보병사단은 2002년 5월 한국전쟁 중 김씨의 첩보활동 공로를 인정해 2사단 박물관에 '김동석 영웅실'을 설치하고 맥아더.리지웨이.백선엽 대장과 함께 '한국전쟁 4대영웅'으로 선정했다. 김씨는 26일 오후 전쟁기념관에서 중견가수인 딸 진미령(본명 김미령)씨, 김성은 전 국방부장관 및 북파공작원 출신들이 모인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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