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텐트·헬機 부족 '상황 절박'

입력 2005-10-14 10:04:36

추가 생존 가능성 갈수록 희박

파키스탄 대지진 발생 7일째인 14일 피해현장의 상황은 절박하지만 자금이나 식수, 헬기 등 지원은 절대 부족한 상태다. 이번 강진의 최대 피해지역인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헬기로 시찰한 얀 에게란트 유엔 긴급구호조정관은 이날 "이것은 아주 절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에게란트 조정관은 "인구밀집지역의 경우 구호작업에 진전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접근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아직도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헬기와 식수, 텐트, 그리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게란트 조정관은 유엔과 파키스탄 구호기관들의 대응이 느리다는 생존자들의 불만에도 불구, 구조요원들이 악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나흘간 접근할 수 있는 도로조차 끊겨 있었기 때문에 느린 것이 아니다"면서 "1만 개의 텐트와 10만 개의 담요가 있지만 배포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출신인 에게란트 조정관은 지난해 12월 26일 발생한 쓰나미 대참사 당시 선진국들의 인색한 지원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구호기관의 '얼굴'로 유명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후세인 게자이리 지역대표는 "히말라야 산악지대 지진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쓰나미 대참사 당시와 비교해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게자이리 대표는 "이번 대지진의 피해 정도는 지난 연말의 쓰나미 때보다 훨씬 크며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비해서도 훨씬 대규모"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백 개 지진 피해지역에 접근할 수 있는 등산로와 오솔길이 모두 파괴됐다"면서 "생존자들은 길바닥에서 먹을 것도 없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스조르그 스트로메이어 유엔 인도지원 특사는 요원들이 구호작업을 벌이면서 현재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헬기와 현금이라고 호소했다.

스트로메이어 특사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진 피해지역에서 구호물자를 공수하는 헬기가 50대에 불과하다"면서 "헬기가 지금보다 3배는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 자산을 대거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헬기를 1대씩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5대나 10대 정도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연말 쓰나미에 이어 최근 미국에 허리케인 카트리나, 과테말라에는 허리케인 스탠이 강타하는 등 자연재해가 속출하면서 기부와 지원이 인색해지고 있다. 한편 세계 각국 구조요원들은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면서 매몰 현장에서 생존자를 추가로 발견할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무자파라바드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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