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재도약의 날갯짓'

입력 2005-10-12 22:41:23

'이제부터는 힘차게 날아오를 시간.'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한국축구가 다시 한번 세계무대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로 전환된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아시아의 '라이벌'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90분 동안 지치지 않는 압박과 짧은 패스연결로 이란을 압도하면서 2-0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 이날 승리는 첫 취항한 아드보카트호의 순항을 예고했을 뿐 아니라 월드컵 6회 연속 본선진출의 신기원을 이룬 뒤 최근 A매치 4경기 연속무승(2무2패)의 침체에 빠져든 한국축구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했다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

대표팀이 본프레레호에서 아드보카트호로 바뀌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선수들의 볼에 대한 집중력과 강력한 중원의 압박이다.

특히 최후방 수비수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간격을 최대한 좁히면서 중원을 장악해 나가는 모습은 아드보카트 감독 취임 이후 바뀐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최전방에 나선 박주영-이동국-박지성의 쉼없는 측면공격과 1차 수비가담은 이란의 공격루트를 애초에 막아줘 수비진에서 쉽게 볼을 차단하고 다시 공세로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비록 한국은 이날 전반 1분만에 첫골을 터트린 뒤 89분여만에 추가골을 만들어 내는 답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주창해온 '토털축구'의 밑그림을 어느 정도 그렸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을만 하다는 게 경기를 지켜본 축구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목소리다.

더욱이 조원희(수원)와 이호(울산) 등 K리그에서 검증을 끝낸 선수들을 선발투입해 기존 2002년 4강전사들과 경쟁구도를 만들어 준 것도 팀분위기의 상승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2002년월드컵 당시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정해성 부천SK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때의 팀분위기와 어느정도 비슷해 보인다"며 선수들의 활기찬 경쟁력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특히 "대부분 같은 선수들을 가지고 짧은 훈련시간 동안에 대표팀에 변화를 준 것만으로도 감독의 능력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초반 이후 최진철-김영철-김진규로 이어진 스리백 라인이 중앙 미드필더와 간격을 제대로 못맞추면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앞으로의 해결과제.

여기에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골로 이어질 만큼 위협적인 약속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 역시 감독이 중점을 두고 풀어야할 숙제로 지적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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