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장세' 증권사 직원만 '실속'(?)

입력 2005-10-11 10:54:21

종합주가지수가 1,220선을 넘나들고, 코스닥지수가 3년1개월여 만에 600선을 돌파하면서 주식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증권사는 직원마다 하루 상담전화만 10건 이상 처리해야 하고, 적립식펀드 계좌를 개설하려는 고객들도 창구마다 매일 5~10건씩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이전과 비교하면 업무량이 2배 정도 늘어났다는 것.

얼핏 생각하면, 다시 살아난 증시 활황 덕택에 1998~2000년으로 이어졌던 증권맨의 전성기가 재현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이 당시 증권맨의 억대 연봉은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현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먼저 고객들의 투자패턴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단타성 매매가 성행했고, 이로 인해 많은 수수료를 챙긴 증권사들이 '약정실적' 등에 따른 상당한 인센티브를 증권맨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지금의 투자자들은 중·장기적 주식투자에 더 관심이 많다. 따라서 수수료 수입이 거래대금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다.

사이버 주식거래의 확대도 새로운 변화. 대형 증권사의 경우 거래량의 70~80% 이상이 수수료가 직원 중계 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사이버 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 증권사 문화도 많이 변했다. 성과급의 기준이 됐던 단기성과가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아예 약정 경쟁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지역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 주식시장은 선진국형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정"이라면서 "단기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고객중심의 상담과 매매를 통해 장기적으로 높은 고객 수익률을 보이는 직원이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환경변화로 인해 성과급 수준의 급여를 받을 만큼 단기실적을 낼 수 있는 직원이 그다지 많지 않은 셈이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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