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는 상업영화·작가주의 공존"

입력 2005-10-07 14:20:31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새로운 물결) 섹션 심사위원단이 7일 오전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심사기준에 대해 밝혔다.

뉴커런츠 섹션은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도전적인 극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부문. 올해에도 판타지부터 인간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영화 11편이 초청됐다.

올해 심사위원으로는 심사위원장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 감독을 비롯하여 싱가폴 출신 감독 겸 프로듀서 에릭 쿠, 칸영화제 프로그래머 크리스티앙 전, 영화배우 이혜영, 핀란드 출신으로 '로소'를 연출한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 등 5명이 선정됐다.

크리스티앙 전 프로그래머는 비행기 연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위원장을 대신해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많은 만큼 좋은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도 대답하기 어렵다. 심사위원들과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앙 전 = 올해까지 8년째 부산영화제를 찾는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영화제에 올해도 기대가 크다. 부산에서는 아시아의 수많은 영화인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새로운 영화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데도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부산영화제에서는 아시아의 혁신적인 영화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상업영화와 함께 전통 깊은 작가주의 영화가 공존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특히 한국은 세계 어디에서나 환영받고 소통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있다.

내가 영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다른 심사위원이 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기회다. 각자 받은 인상에 대해 토의하고 합의할 것이다.

▲미카 카우리스마키 = 몇년 전부터 부산영화제로부터 초청을 받았지만 항상 일이 생겨서 응할 수 없었다. 지금 브라질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도착하는데 30시간이나 걸렸지만 무척 보람을 느낀다. 남미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아시아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와 남미의 영화는 제1세계 국가들의 영화에서는 찾을 수 없는 영적인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도 자본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되지 않는 영화도 있어야 한다.

▲이혜영 = 다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 부산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게 되니 너무 떨리고 영광스럽다. 부산영화제가 세계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영화제가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다. 훌륭한 집행부가 몸을 낮춰 열심히 일한 덕분이다.

▲에릭 쿠 = 부산영화제는 항상 나에게 큰 의미를 준다. 나의 첫 장편영화 '면로'가 제1회 부산영화제에 초청됐다. 두 번째 영화도 2회에 초청된 바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영화가 얼마만큼 감동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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