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은행을 그려라"

입력 2005-10-07 10:48:46

대구은행 창립 38주년… '미래대응 태스크포스팀' 가동

대구은행이 7일로 창립 38주년을 맞아 대규모 화합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미래대응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오전 대구월드컵 주경기장에서 열릴 기념행사에는 5천여 명의 임직원과 가족이 참석, 창립기념식과 체육대회 등 행사를 갖는다. 본점 지하강당에서 임직원들만의 조촐한 행사에 그쳤던 예전의 창립식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대구은행이 큰 잔치를 벌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달 29일 9년5개월 만에 대구은행 주가는 1만3천 원을 넘어섰고, 지난 3년 연속 1천억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도 목표이익 1천510억 원을 가뿐히 달성할 전망이다. 영업규모는 총수신 16조207억 원과 총대출 10조9천279억 원을 기록하며 어려운 국내 여건 속에서도 각각 3.9% 및 11.7%의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자산건전성의 척도인 3개월 이상 된 대출 이자 연체를 나타내는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1.38%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고, BIS 자기자본비율은 10.59%로 안정돼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한국IBM BCS(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 주관 '존경받는 30대 기업'에서 국내기업 부문 6위(금융권 1위)를 차지했고, 2001년 이후 금융감독원 민원평가에서도 최우수 은행으로 뽑혔다.

그런데 비상시국에나 가동할 법한 '미래대응 태스크포스팀'과 '미래대응 협의회'는 왜 출범시킨 것일까.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겪은 뼈아픈 교훈이 아직도 가슴에 살아있기 때문이다.

한때 전국의 지방은행은 10개에 달했지만 금융구조조정을 거치면서 4개 은행이 퇴출됐고, 그나마 남은 6개 중에서 광주·경남은행은 우리금융 지주회사에, 제주은행은 신한금융 지주회사에 각각 편입됐다. 독자생존한 지방은행은 대구은행과 부산·전북은행이 고작. 급변하고 있는 금융환경을 생각할 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대구은행의 상황 인식이다.

'미래대응 태스크포스팀'(본부 11개 부서 17명)은 영업력 극대화와 코스트 절감, 수익구조 리모델 방안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미래대응 협의회'(25명)는 시너지영업 강화, 자산운용력 제고, 기업문화 선진화, 전략적 제휴 등을 주제로 부서 간에 토의를 거쳐 종합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공적자금 지원 없이 줄곧 우량은행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지역민의 사랑 덕분"이라면서 "금융환경 변화에 발맞춘 유연한 대응과 지역밀착경영, 투명경영, 윤리경영, 환경경영을 통해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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