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치는 무보험 축제 '이유가 뭘까'

입력 2005-10-06 10:50:02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많은 축제가 기본적인 사고 안전장치인 보험에 들지 않거나 보상 정도가 미미한 저가 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일어난 상주공연장 참사 사건의 경우 11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했지만 이들에 대한 피해보상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주시 자전거축제위원회와 대행업체인 (사)국제문화진흥협회 간의 계약서에는 보험가입 조항이 있었지만 대행업체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고 책임소재가 밝혀져야 본격적인 보상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다른 축제도 마찬가지.

20여 개의 크고 작은 이벤트사가 참여하고 있는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의 경우, 이벤트 업체들이 보험가입을 못해 축제추진위원회가 일괄 손해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발생 때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고작 1억여 원의 최소 규모이다.

지난 8월 30일 강수욕축제 직전 축제장에서 중학생 익사 사고가 발생했던 영주시의 경우도 보상금이 1억 원 한도의 저가 보험에 가입해 손해배상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숨진 학생의 부모는 영주시를 상대로 2억여 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추진 중이다. 또 무사고로 끝나긴 해지만 봉화 송이축제도 보험이 가입돼 있지 않은 등 많은 축제가 사고 발생시 대책이 없는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들 이벤트 회사에 대해 보험사가 보험가입을 기피하고 있는 것도 중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이벤트사들이 영세한 데다 잦은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 실제로 상주 참사를 불러온 (사)국제문화진흥협회도 MBC가요콘서트 행사 전까지 몇 군데 보험사와 접촉했으나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권두현(40) 사무국장은 "보험사가 이벤트사에 대해 보험가입을 기피하기 때문에 축제 보험은 추진위 등 주최 측이 가입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보험은 사고를 수습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여서 주최 측으로서는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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