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설 'A'시민 관심 'D'

입력 2005-09-24 09:15:18

평가와 과제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한 무거운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세계육상선수권 유치 열기를 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대구시가 대한육상연맹과 함께 마련한 2005대구국제육상대회는 큰 불상사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남녀 100m에서 우승한 저스틴 게이틀린과 로린 윌리엄스(이상 미국) 등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세계 정상급의 육상 스타들은 "경기 시설이 좋고 제 시간에 경기가 열리는 등 대회 조직위원회의 경기 운영능력이 뛰어났다"며 "대구가 2011년 세계선수권을 개최할만한 역량을 갖췄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소 인사치레임을 감안하더라도 대구는 처음으로 마련한 국제육상대회를 훌륭하게 개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리스 니콜라스(싱가포르) 아시아육상연맹 사무총장은 "많은 관중들에 놀랐다"며 "베리 굿"을 연발했다. 이번 대회 창설의 산파역을 맡은 홍상표 부산시육상연맹 상임부회장은 "경기 운영과 관중, 지방자치단체의 관심 등 대구의 국제대회 개최 역량을 모두 보여준 대회"라며 "육상인들은 대구 대회가 아니라 한국의 대회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구시는 앞으로 매년 개최하는 이 대회를 세계선수권 유치를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 200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일본 오사카가 10년 전부터 국제육상대회를 마련, 세계에 '육상 도시'의 이미지를 알렸다는 점은 대구에 시사하는 바가 커다.

대구시는 그러나 합격 판정을 받은 대회 개최 역량과는 달리 세부적으로 많은 과제를 안게 됐다. 세계 대회 유치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을 해소해야 하고 육상 붐도 일으켜야 한다. 이 대회를 지속적으로 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마련도 필요하다. 초청 선수들의 질을 더 높여야 하고 대회 운영 능력도 더 배양해야 할 것이다.

이날 대회를 들여다보면 4만5천여 명이 입장한 관중석은 동원된 학생들로 북적됐다. 학생들을 동원하지 않고 서포터스를 조직하지 않았다면 6만5천여 석의 관중석은 텅텅 빈 상태가 됐을 것이다. 자원봉사자 중심의 대회 지원 인력은 교육되지 않은 탓에 우왕좌왕하며 맡은 역할을 소화하지 못했다. 선수들과 잡담하며 사진찍기에 열중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대회 운영에서도 입국하지 않은 선수가 출전 리스트에 올라 있고 안내 책자의 기록이 틀리는 등 문제점을 보였다. 100m 기록은 출발선상에 센서가 설치되지 않아 국제육상연맹의 공인을 받지 못했다. 이날 100m 기록이 저조한 것이 천만다행이 된 셈이다.

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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