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감독 지키는 야구 통했다"

입력 2005-09-23 09:11:12

삼성, 시즌 우승 KS 직행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직행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나머지 절반은 한국시리즈 우승. 지난해 김응용 전 감독이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선동열 감독이 부임하면서 삼성은 올 시즌 우승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과감한 투자, 예상된 우승=자유계약선수(FA) 심정수, 박진만 등을 거액을 투자해 영입했고 김한수, 임창용 등과도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강 전력으로 재정비했다. 때문에 시즌 개막을 전후해 '공공의 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과감한 투자에 적극 나선 것.

▲6월 빼고는 안정적 레이스 운영=삼성은 시즌 초반 최강 전력을 증명이나 하듯 4월 15승8패 승률 0.652, 5월 19승6패 승률 0.760을 기록하며 독주 태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6월 들어 갑작스런 투, 타의 난조로 9승14패1무 승률 0.391로 떨어지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타선의 부진이 계속됐지만 7월(12승7패1무 승률 0.632), 8월(10승6패2무 0.625) 2달 동안 꾸준히 6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했고 9월 들어 7승6패(승률 0.538)로 다소 주춤했지만 2경기를 남겨두고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지었다.

이 과정에서 60억 원의 사나이 심정수는 시즌 중반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팬들의 비난을 자초했지만 타율 0.279, 홈런 28개, 타점 87개 등을 기록하며 그런대로 중심 타자의 역할을 소화했다. 부상으로 5월에야 1군에 모습을 드러낸 박진만은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며 안정된 내야진의 핵심으로 활약했고 선 감독의 '멀티 포지션' 방침에 따라 1루수로 변신한 김한수는 삼성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1루 수비를 안정화시켰다. 특히 조동찬은 지난해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을 자랑하며 고참 선수들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꾸준히 자신의 몫을 다했다. 반면 양준혁은 노쇠현상을 뚜렷히 드러냈다.

▲강화된 마운드, 수비 야구의 승리=삼성의 한국시리즈 직행은 무엇보다도 마운드의 힘으로 평가된다. 국보급 투수 출신인 선 감독은 강한 불펜진을 바탕으로 지키는 야구를 추구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올 시즌 선취점을 얻은 54경기에서 37승17패(68.5%)를 기록했다. 선취점을 얻은 뒤 안지만, 박석진, 오승환 등을 투입하며 지키는 야구를 추구한 것. 특히 신인 오승환의 경우 묵직한 볼끝과 대담한 승부로 지키는 야구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등극했다.

▲'멀티 포지션'과 용병술, 구단 지원=선 감독의 용병술도 평가할 만한 대목. 선 감독은 선수들을 끝까지 믿는 인내심을 바탕으로 개성 강한 삼성 선수들을 이끌었고 특히 마운드 운용에서 시기 적절한 투수 교체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또 홈런 위주의 한 방 야구 대신 다양한 득점 루트에 의한 야구로 바꾸기 위해 작전과 도루를 중시했고 두 개 이상의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멀티 포지션'을 강조하며 선수단 체질을 변화시켰다. 김재하 단장을 중심으로 한 구단 프런트 직원들이 야구단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한 것도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사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과 구단 임직원들이 22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벌어진 기아와의 원정경기를 5대2로 승리,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은 뒤 기념촬영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