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아파트 재건축과 리모델링

입력 2005-09-22 08:45:05

건축물은 일반적으로 기획, 설계, 시공, 사용·리모델링, 철거의 빌딩수명주기(Building Life Cycle)를 거치고 있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까지의 신도시 개발을 통한 200만 호 주택건설에 힘입어 2002년 현재 주택보급률 100%와 주택재고량 1200만 호에 이르고 있다. 노후화된 아파트의 재고처리와 재활용에 대비하여야 한다.

전국적으로 기존의 재활용 가능한 노후화된 아파트를 무분별하게 철거하고 재건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건축 시기는 건축 후 20년 정도로, 아파트 세법상 소거인 60년의 3분의 1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택수명이 각각 140년, 100년인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을 볼 때 우리의 주택문화 수준은 후진국임에 틀림없다.

재건축으로 인하여 배출되는 건설폐기물이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건설폐기물의 적법한 처리를 위한 매립장 건설 등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매립으로 인하여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더욱이 부족한 건축용 골재를 채취하기 위하여 산을 통째로 들어냄으로써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그 폐해도 심각한 실정이다.

아파트 재건축의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부상하고 있다. 이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기능 저하속도를 억제하거나 향상시킴으로써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유지(維持), 보수(保守), 개수(改修)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택지개발의 어려움, 신축 위주의 건축산업 한계와 재건축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개인 및 일부 집단의 자산가치 증식과 공짜심리가 작용된 이 재건축은 지양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재활용 가능한 자산을 임의로 철거하여 낭비하는 것은 '순환의 원리와 하늘의 이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세대간의 공생을 염두에 둔 자원절약형 건축을 추구하여 현 세대뿐만이 아닌 미래세대의 생존기반인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주거문화의 정립과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요망된다. 이에 건축물의 리모델링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영남이공대 건축과 교수 이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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