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선물배달 이모저모
"배달된 물건을 안 받겠다고 거부하는 반송률이 작년 추석보다 낮아진 것 같아요. 지난해엔 공직사회의 암행감사, 기업 윤리경영 선언 등으로 선물을 거절하는 고객이 적지 않았는데 올해엔 100건 가운데 1∼2건으로 수취 거부율이 낮아졌습니다."
지역 백화점 추석선물 배송부서의 공통된 얘기다. 일부에서 펼치고 있는 '명절 선물 주고받기 운동'에다 얼어붙은 내수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배달되는 추석선물 반송률이 낮아졌다는 분석.
각 백화점 배송부서는 명절이면 정신없을 정도로 바쁜 곳. 특히 올해엔 추석 연휴는 짧은데 배달해야 할 물량은 늘어 예년보다 더욱 바쁘다. 대구백화점 경우 요즘 하루 1천 점이 넘는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최고 배달기록은 하루 1천500건. 전문 택배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40%, 직원으로 구성된 직원 배달팀이 30% 정도를 담당한다. 나머지는 용달·백화점 차량이나 퀵서비스, 택시 몫. 시간 절약 및 편리함을 추구하는 고객이 늘면서 배달물량이 갈수록 느는 추세다.
신속·정확·안전한 배달을 위해 백화점들은 나름대로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 배달되는 선물을 받는 고객이 주로 주부인 점을 감안, 여성 배달자를 대폭 늘리고 직원들 용모·행동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여성 50여 명으로 구성된 '신속 배송팀'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 파손 우려가 있는 제품이면 트럭이 아닌 택시와 여자 직원이 한 조를 이뤄 배달한다.
상품을 받을 고객에게 미리 전화를 걸어 수령 여부 등을 묻고, 시간을 정해 배달한 후 다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 또는 배달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해피콜도 백화점마다 실시하고 있다. 냉장·냉동 보관해야 하는 신선식품은 별도의 아이스박스로 신선도를 유지한다. 고객에게 보관요령 등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최근엔 휴대전화를 통한 위치 파악, 내비게이션을 통한 길 안내, 차량간 연락을 통한 차량정체 파악 등이 가능해져 예전보다 배달시간이 단축됐다. 배달에 얽힌 에피소드도 많다. 몇 년 전 구미지역 공단에 법주 한 트럭을 배달하러 간 모 백화점 직원은 한 병이 파손된 것을 확인하고 근처 슈퍼마켓에서 상품을 구입, 배송물량을 채웠다.
집에 연로한 어르신 홀로 계실 때엔 집 찾기에 휴대전화 통화만 10여 분 이상 하기도 한다. 갈비 선물세트를 배달하러 갔는데 "갈비가 너무 많다. 과일로 바꿔달라", "집안에 둘 데가 없으니 명절 이후에 다시 배달해 달라" 같은 황당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배송부서 사람들은 귀띔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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