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 스님 영결식 조계사서 열려

입력 2005-09-16 08:51:30

2만명 운집 고인의 가르침 되새겨

"어느 것 하나 남김없이 대중에게 회향(回向)하고 떠나신 법장 대종사를 추모합니다."

11일 새벽 입적한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영결식이 15일 오전 서울견지동 조계사에서 사부대중 2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조계종단장으로 엄수됐다.

행사는 오전 10시 타종으로 시작해 삼귀의, 영결법요(원명.능허 스님), 행장 소개(적명 스님), 법장 스님 육성법문 상영, 영결사(장의위원장 현고 스님), 법어, 추도사(중앙종회의장 법등 스님), 각계 대표의 조사(弔辭)와 헌화, 문도 대표 인사 등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행사에서는 교구본사 주지 대표 정락 스님, 수좌 대표 혜국 스님, 비구니 대표명성 스님, 노무현 대통령, 김의정 중앙신도회 회장권한대행, 중단협의회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이명박 서울시장, 가톨릭 김희중 주교, 달라이라마(초펠라 동북아대사 대독) 등 각계 인사의 조사가 낭독됐다.

종정 법전 스님은 원로회의 부의장 보성 스님이 대독한 영결법어에서 "생전에법장 대종사는 생명에 대한 외경과 애종심(愛宗心)이 깊었고 이사(理事)에 집착하지않는 기략(機略)이 있었다"고 추모했다.

법전 스님은 이어 "종단의 갈등과 대립을 통합하고 원융(圓融)과 화합으로 종풍(宗風)을 드높이고 불조(佛祖)가 전승한 법등(法燈)을 빛내기 위해 정진하던 그 모습이 산승(山僧)의 눈에도 밟힌다"고 설했다.

외국 순방 중인 노 대통령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대신 낭독한 조의메시지에서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종교간 화합과 세계평화에 헌신하고, 열반에 드시면서모든 것을 중생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간 무소유를 실천하셨다"고 말했다.

법장 스님이 결연하고 후원해준 최예슬(13.서울 효제초 6년) 양이 '큰스님에게올리는 편지'를 떨리는 목소리로 읽어나가 주위를 숙연케 했다. 최양은 "수덕사에서 잠깐 만나 뵈었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진 못했지만항상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며 "아직도 살아 계실것만 같고 '예슬아'하고 불러주실 것만 같은데 돌아가셨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에 눈물이 자꾸 날 것만 같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민주노동당 김혜경대표,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손학규 경기지사, 김진선강원지사, 심대평 충남지사, 중국불교협회와 일한불교우호교류협회 관계자 등 국내외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영결식 직후 법장 스님의 위패와 영정, 훈장 등은 수덕사로 이운됐으며, 그곳에서 법장 스님의 유품과 스님이 수행했던 토굴도 공개됐다. 초재는 수덕사에서, 49재는 조계사에서 각각 열린다. 한편 스님이 법구(주검)를 병원에 기증함에 따라 종단장 사상 처음으로 다비식은 치러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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