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기 위하여 집집마다 벌초(伐草)를 했다. 이 벌초와 관련해 '금화벌초'(禁火伐草)의 준말인 금초가 있다. 벌초는 추석 전에 웃자란 무덤의 풀을 깎는 일을 의미하고, 금초는 무성하게 자란 풀이 말라 화재로 무덤이 타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풀을 깎는 일을 의미한다.
벌초 때가 되면 전국의 도로 곳곳이 정체현상을 빚고, 풀을 베는 기계인 예초기의 칼날에 베어 부상을 입곤 한다. 더욱이 벌에 쏘여 목숨을 잃는 사고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힘들고 위험한 벌초를 앞으로 우리 자녀들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걱정이다.
죽은 자의 집을 음택·유택·무덤·묘지라 일컫고, 살아 있는 자의 집을 양택이라고 한다. 건축사적으로 볼 때 추사 김정희 고택의 바로 옆에 배치한 음택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은 유교의 영향을 받아 조상에 대한 예의를 매우 중시해 정성을 들여서 음택을 조성하고 관리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음택 1기가 차지하는 평균 면적이 약 15평으로, 주택(양택)의 1인당 차지하는 평균 면적 4.3평의 무려 3배가 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장묘문화에 있어 매장을 지양하고 화장으로 전환하는 의식변화가 요청된다. 종교적으로 볼 때, 불교는 다비(茶毘)가 있어 일찍부터 수용해왔고 유교에서는 '신체발부수지부모'라 하여 화장을 기피하였다. 그리고 기독교에서는 육신의 부활을 믿는 부활신앙으로 화장을 꺼렸지만, 최근 화장을 기피하지 않고 납골당을 운영하고 있는 등 장묘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 부족한 묘지의 해결, 환경보전 등을 고려해 소규모의 납골당이나 수목장 등을 수용해 우리의 금수강산을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주어야 한다.
이택운 영남이공대 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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