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맞은 울릉도…절망 딛고 복구 구슬땀

입력 2005-09-10 10:06:08

태풍 나비가 몰고온 '물 폭탄'으로 초토화된 울릉도의 피해상황이 집계를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

주민들은 "응급복구를 하는데만 한달여가 걸릴 것으로 보여 추석조차 못 쇨 형편이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울릉군 관계자는 당초 경북도에 보고한 피해액 89억원보다 두배가 넘는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기는 8일밤 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들어왔지만 남양마을과 태하마을 상수도와 통신은 여전히 두절상태다. 011,019 등 모든 이동통신사의 휴대통신도 10일 현재 울릉읍 지역을 벗어나면 불통상태다. 주택이 파손되고 침수된 195가구 1천여명의 수재민들은 친인척 집에서 숙식을 하고 있고 22명은 한 교회에서 숙식하며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정복석(53)서면 면장은 "이재민들을 위해 이번 추석 차례상은 공동으로 마련해야 할 것 같다"며 "각 계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피해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서면 남양마을과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구암리 마을에도 산사태와 하천이 범람해 마을 절반 가까이가 매몰됐지만 교통이 끊겨 복구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상황을 복구하려는 군·관·민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위로 육중한 중장비들이 움직이고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모아지고 있는 것. 경북도적십자사는 9일 여객선편으로 구호세트1천780개, 재해구호협회는생수 500박스, 의류 16박스, 마산시는 쌀 10kg 130포와 라면 140상자를 전달해왔고, 경기도는 쌀 222포, 경북대는 1천만원상당의 유류를 이재민에게 지원키로 했다.

울릉군은 산사태로 곳곳이 두절된 일주도로 응급 복구를 위해 17일쯤 한쪽 차선으로 임시 개통해 추석 성묘객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한할 계획이다. 또 육상교통이 두절된 서,북면 3천명의 주민들을 위해 하루 두차례씩 배를 운항키로 했고 주민 생필품 수송을 위해 어업지도선을 수시로 운행키로 했다.

울릉군과 주민들은 태풍 피해 규모가 예상밖으로 확대됨에 따라 특별재난 지역 선포와 같은 근본적인 복구대책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사진 : 자원봉사자와 남양마을 주민들이 수해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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