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계'카트리나 대재앙' 후폭풍

입력 2005-09-07 16:07:59

늑장대처 책임 놓고 격돌 조짐

미국 정계가 천문학적인 재산피해와 수천명의 인명피해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재앙의 늑장대처 등 책임문제를 놓고 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하계 휴가를 마치고 후반기 원내 활동에 들어간 상하 양원은 카트니라 문제를 최대 이슈로 삼고 정부의 늑장 대처, 효율적 관리체계 부재, 인재(人災) 여부 등의 문제점을 집중 따지기로 했고, 특히 상원 국토안보·정무위는 이번주 연방정부의 카트리나 대응에 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비판여론을 의식해 의회와 공동으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라크전에 대한 반전 여론이 고조돼 있고 보수적인 존 로버츠(50) 대법원장 지명자 인준 청문회까지 앞두고 있어 집권 5년 만에 최대 시련을 맞을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카트리나 책임문제를 둘러싼 논란을'카트리나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뉴올리언스 등 미 남부 멕시코만 일대에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준 초대형 카트리나가 이제는 워싱턴으로 몰려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원'카트리나 청문회'격돌 예고=상원 국토안보·정무위원회는 이번주 부시 행정부의 카트리나 대응에 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어서 민주·공화당간 격돌이 예상된다.

상원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 의원과 민주당 조셉 리버맨 상원의원은"부시 행정부는 모든 수준에서 실패했다"면서"수년동안 예측돼온 재앙에 대한 초기 대응이 비효율적이고 준비가 미흡한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며 청문회 개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번'허리케인 청문회'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예보에도 불구, 한가하게 휴가를 즐기던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앤드류 카드 비서실장,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의 행적과 주무장관인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장관 등의 안일한 대응,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간 책임떠넘기기 행태가 집중부각될 전망이다.

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부시 행정부의 무사안일주의를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어, 뉴올리언스 호수 둑 붕괴 원인과 초기대응 미비, 주민 대피령 문제, 뉴올리언스 일대 늪지대 개발 허가 등을 둘러싼 논란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 중간선거-차기대선에 변수될까 = 민주당이 공세를 취하고 나선 배경에는 내년 총선과 2008년 대선에 대한 고려가 깔려 있을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미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 힐러리 상원의원(민주·뉴욕주)이 지난 4일'카트리나 조사위원회'구성을 촉구하고 나선 데는 정치적 복선이 깔려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은 또 뉴올리언스 마이클 브라운 연방재난관리청장(FEMA)의 파면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취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들과 허리케인 복구 대책을 숙의한 뒤"연방정부나 주정부가 카트리나 상륙이후 뭘 잘했고, 뭘 잘못했는지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관료주의가 국민을 위한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다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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