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굴리고 비타민 충분히 섭취를
치매는 원인에 따라서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뇌 외상 후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많은 유형이 있다. 이 가운데 절반(50~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알츠하이머 치매이다. 대표적인 치매인 알츠하이머 치매는 어떤 것이며, 예방과 치료는 어떻게 해야할까.
■치매의 원인
기억과 가장 관계있는 신경전달물질은 아세틸콜린이다. 치매에서는 기저 전뇌(basal forebrain)에서 아세틸콜린 신경세포가 많이 퇴행되어 있다. 그래서 아세틸콜린의 저하가 치매의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아밀로이드판의 축적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치매 환자의 뇌를 조직 검사해 보면, 아밀로이드판이라는 것이 많이 발견된다. 이 아밀로이드판은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주축이 되고 다른 여러 가지 단백질들과 합쳐져 있는 집합체이다.
치매는 여성이 남성보다 2.5배 더 잘 발생하고, 치매 환자의 40%가 가족 가운데 치매에 걸린 사람이 있는 경우이다. 일란성 쌍생아 가운데 43% 발생하고, 이란성 쌍생아는 8%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는 치매가 유전적인 원인과 관련 있다는 것을 짐작게 한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증상
기억력 저하가 초기 증상이며, 서서히 악화한다. 주로 최근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며, 과거의 기억은 초기에는 잘 보존된다. 이 병은 발견되기 약 5년 전부터 서서히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초기에는 흔히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말이 적고 표정이 없으며, 의욕이 떨어진 듯 보인다. 과거에 잘 하던 어떤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조금씩 감퇴된다.
병이 진행되면서 인지기능의 전반적인 손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아침에 먹었던 반찬을 기억하지 못하고, 무슨 물건인지를 알 수 없으며, 원하는 행동을 옳게 할 수 없고, 일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기능이 떨어진다. 반찬을 만드는 능력도 떨어지고, 돈을 계산하거나, 가계살림을 운영하지 못한다. 심해지면 변기에 빨래를 넣어두고, 걸레를 밥솥에 넣어두고, 불 위에 음식을 태우며, 가스 불을 끄지 않기도 한다. 자신의 집을 못 찾아서 경찰의 도움을 얻기도 한다. 목욕, 옷 입기, 대·소변 가리기 등을 할 수 없고, 소변을 마시고, 대변을 갖고 놀기도 한다. 환자의 50% 정도는 정신병 증상을 동반한다.
■진단과 검사
미국정신과학회의 진단방식에 따르면, △새로운 정보를 기억할 수 없거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실어증, 실행증, 실인증, 실행기능 장애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며 △사회적, 직업적 기능 수행에 유이한 장애가 있고 △이런 증상들이 서서히 시작되며 △다른 원인에 의한 치매가 아닐 때, 알츠하이머 치매라고 한다.
검사는 신경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심리검사와 MRI, PET 등의 뇌 영상검사가 사용된다. 흔히 사용되는 신경인지검사 중 선별검사로서 'MMSE'라는 것이 있는데, 이 검사는 지남력(자신이 놓인 상황을 시간과 공간에 맞게 바르게 파악하는 능력), 기억회상능력, 언어능력, 계산력, 공간구성능력 등 전반적인 신경인지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예방
기억의 감퇴가 심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면 치매라고 한다. 경미한 기억의 저하는 정상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지만 초기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뇌의 노화를 막으려면, 정신활동이나 운동, 직업, 봉사, 취미활동 등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뇌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특히, B, C, E)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휴식, 햇볕 쬐기 등이 도움이 된다. 일찍 월경이 끝난 여성이나, 얼굴홍조, 불안 등 폐경기 증상이 심한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
현재까지 치매의 진행을 완전히 막는 약은 없다. 단지 치매의 진행을 약 1년 정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기억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쓰이고 있는 약물은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로서, 결과적으로 아세틸콜린을 증가시키는 약물이다. 이 약들은 구역질, 구토, 식욕감퇴, 설사,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다. 최근에는 메만틴이란 약이 출시되었으며, 신경독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에 동반된 정신과적 증상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에 따라 벤조디이아제핀계 수면제,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을 복용하기도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김진성 영남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사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진행되면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정신병 증상까지 나타나게 된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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