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압사참극 사망 1천명 육박

입력 2005-09-01 12:56:58

부상자도 460명 넘어

이라크 바그다드 카디미야 사원 인근에서 31일 발생한 참사로 사망자는 965명, 부상자는 465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라크 경찰은 이날 실종자 수색과 함께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이번 참사의 원인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바얀 자보르 내무장관은 "테러범이 손가락으로 다른 사람을 가리키며 자신이 폭탄을 갖고 있다고 말했고 그것이 이번 참사로 번졌다"고 이라크 국영 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참사는 31일 오전(현지시간) 11시30분께 바그다드 북부 시아파 성지인 카디미야 사원으로 향하던 과정에서 티그리스 강 위의 알 아이마 다리 위에 자폭 테러범이 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군중들이 한꺼번에 대피하면서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이 과정에서 다리 난간이 무너지며 수많은 사람이 강으로 추락, 익사했고 일부는 군중들에게 밟혀 압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100만여 명의 시아파 신도들은 시아파 이슬람의 성인인 이맘 무사 알 카딤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카디미야 사원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바그다드AFP연합뉴스

◇ 알 카딤 추모행사는?

이슬람 시아파 순례객 100만명이 모인 7대 이맘 무사이빈 자파르 알 카딤 추모행사는 격정적이고 자기희생적인 의식으로 유명하다. 시아파에서 성인으로 추앙받는 이맘 12명 중 제7대 이맘 무사 알 카딤을 추모하는 순례 행사는 알 카딤의 뜻이 '인내하는 자'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행에 참여하는 것이다.

순례자들은 바그다드 시내의 시아파 밀집지역인 카디미야 구역의 알 카딤 사원을 향해 걸어가면서 쇠사슬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앞머리 부분을 칼로 베어내기도 한다. 검은 외투가 피로 흥건히 물들 때까지 채찍질이 계속되기 때문에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에는 이런 방식의 고행이 금지되기도 했지만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시아파가 득세하면서 다시 등장했다.

799년에 순교한 이맘 알 카딤을 추모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시아파 성지 순례객들이 바그다드의 알 카딤 사원을 향해 가던 도중 자폭테러 소문이 번지면서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해마다 알 카딤의 순교일이 되면 모든 상점이 철시하고 시아파 이슬람 신자들을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길가에 카펫을 펴놓고 노숙을 하기도 하고 낙타와 소, 양을잡아 이웃들과 나누는 전통을 갖고 있다.

알 카딤 사원이 있는 바그다드 카디미야 구역은 835년 알-카딤의 손자인 제 9대 이맘 모하메드 알 자와드가 묻힘으로써 시아파 성지로 더 유명해졌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는 시아파들이 모여들면서 시아파 밀집 거주지가 됐으며 이슬람 신학교도 들어섰다.

시아파의 순례 행사는 종종 수니파의 공격 목표가 돼왔다. 지난해에도 알 카딤 이슬람성원과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에서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발생, 181명이 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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