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올스타전 '홈커밍 매치'. 왕년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판 대결을 펼쳤다. 유니폼 사이로 나온 아랫배가 나이를 속이지 못했지만 예외는 있었다.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그 주인공이었다. 차 감독은 52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근육질 몸매와 스피드, 유연한 몸놀림을 과시했다. "지금 당장 대표팀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다"는 팬들의 감탄은 결코 과찬이 아니었다.
차 감독의 몸 관리는 선수 시절부터 철저했던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술과 담배를 일절 입에 대지 않을뿐더러 은퇴한 이후에도 웨이트와 러닝으로 체력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아 다리 근육이 현역 선수 못지 않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30대의 후배스타들과의 시합에서 펄펄 나는 실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이가 들면 생리적 기능이 떨어진다. 활력이 넘치는 20세를 기준으로 45세가 되면 3분의 2 정도의 기능을 유지하고, 65세가 되면 그 절반으로 감소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근력이 줄어든다. 협응력, 민첩성, 평형성 등 모든 운동기능이 서서히 떨어진다. 관절도 뻑뻑해지고 심폐지구력도 떨어지고 뼈도 약해진다. 반대로 체지방과 비만은 증가하고 혈압이 올라가고 , 불안과 우울감이 증가한다. 한마디로 좋은 것은 없어지고 몸에 나쁜 것만 많이 생긴다. 이런 모든 것을 '노화'라고 한다.
그런데 생리적 기능의 차이는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차이가 있다. 생리적 기능으로 판단하는 나이를 '건강나이'라고 한다. 건강나이는 나이가 들수록 개인 차이가 커진다. 30대에는 건강나이와 출생나이의 차이가 ±10 정도이다. 출생나이가 35세인 사람이 몸 관리를 잘하면 25세의 건강나이를 가질 수도 있고, 몸 관리를 잘못하면 45세의 중년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50대에는 ±20이나 차이가 난다. 출생나이가 55세인 사람이 75세 할아버지의 몸이 될 수도 있고 35세의 젊은이로 살아갈 수도 있다. 차범근 감독의 생물학적 나이는 52세이지만 건강나이는 32세라는 얘기다.
건강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방법은 먹는 것과 생활습관이다. 우리 세포가 늙는 것을 막아주는 항산화제인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과음과 흡연은 암과 질병의 원인일 뿐 아니라 세포의 노화를 촉진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장과 근육, 뼈와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고 피를 맑게 해 '노화의 시계'를 멈추게 한다. 52세의 나이지만 30대 초반의 건강나이를 유지하고 있는 차범근 감독. 그 비결은 절제된 생활과 현역시절 못지 않게 운동을 즐겨하는 그의 생활습관에 있음이 분명하다.
이종균(운동사·닥터굿스포츠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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