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간된 박철언 전 의원의 회고록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은 5, 6공과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등 20여년에 걸쳐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권부의 막후 및 여야 정치권의 얘기'를 싣고 있어 적잖은 파장과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다음은 회고록의 주요 내용이다.
▲5공 정치자금
'5공 청산'이 논의되던 88년 11월 19일 토요일 오후 3시 청와대와 연희동(전두환 전 대통령측)간에 열린 6인 회의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연희동 측인 이양우 변호사는 정치자금의 모금 및 지출과 관련, "85년 2·12 총선 때 1천~1천500억원 정도가 지출됐다. 작년(87년) 대선 이전까지는 1천억 원 원금에 이자 800억 원 등 도합 1천800억 원 정도를 관리하고 있었다. 1천800억 원에 신규 모금 1천억 원을 합해 모두 2천800억원을 6·29선언 이후 퇴임시까지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안현태 전 실장은 "대선 때 민정당에 1천436억 원, 행정부에 500억 원을 지원했다. 해외 도피 자금이나 숨겨놓은 부동산은 없다. 국내 주식이나 가족 명의의 재산도 일체 없다고 전 전 대통령이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두환, 1986년 '친위 쿠데타(비상선진계획)' 추진
1986년 들어 전 대통령은 내각제 개헌을 준비하다가 야권의 직선제 개헌 서명운동 등 반발에 부딪히자 최악의 경우에 친위 쿠데타적인 방법(일명 비상선진계획)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전 대통령은 11월8일 비상국무회의를 소집, 자정을 기해 국회를 해산하고 계엄을 선포하면서 비상조치를 발표키로 했다. 또 11월16일에는 '민주정치발전국민회의'를 발족하고 87년 1월 국민투표를 통해 새 헌법을 통과시킨 후 87년 2월에 계엄은 해제하되, 비상조치는 계속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JP, 96년 청와대에 대통령직 배려 타진"
96년 10월31일 하얏트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함께 한 안기부(국정원의 전신)의 임경묵 102실장은 "JP측이 청와대에 내각제를 제의하고, 총선을 하지 않고 15대 국회에서 수상과 대통령을 선출하되 자신에게 대통령 자리를 배려할 수 있는지 청와대의 의도를 타진했다고 하나 청와대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않는다"고 귀띔해줬다.
이후 JP의 대리인격인 김용환 의원이 11월1일 DJ를 만났다.JP가 YS측과의 접촉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자 노선을 급선회해 DJ와 협상에 나선 것이다.
▲이건희, 딸 결혼식에 100만 원 축의금
71년에 이건희 당시 동양방송 이사를 알게 된 이후 가끔 만났다. 80년부터 91년까지는 신라호텔 로열스위트 룸이나 개인 영빈관 등지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러나 한번도 이권과 관련된 부탁을 한 일이 없으며, 정치자금 지원 같은 어색한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만약 큰 정치자금을 제공받았다면 김영삼 정권 등장 후 내 주변을 이잡듯이 뒤져 드러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2004년 둘째 딸 결혼식 때 이 회장은 축하금 100만 원을 전해와 즐겁게 받았다.
▲김우중, 88년 총선 때 큰 돈 건네
88년 4·26 총선을 앞두고 김 회장이 끈질기게 만나자고 해 힐튼호텔 펜트하우스에서 만났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황급히 윗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냈는데 이를 거절하자 "약소하지만 고생하는 직원들 회식이나 시켜주시라"고 해 받았다. 청와대로 돌아와 봉투를 열어보니 보좌관실 직원 50여명이 회식을 몇백번 하고도 남을 큰 돈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어 다음날 김 회장을 다시 만나 봉투를 돌려줬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정치인들을 많이 도와드렸는데, 박 보좌관님 같은 분은 처음이다"고 했다.
박상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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