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한자-안시성(安市城) 싸움

입력 2005-08-02 17:21:14

수나라가 망하고 당나라가 중국을 통일하자 고구려는 당나라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천리장성(千里長城)을 쌓았다. 이 무렵 고구려의 정권을 잡고 있던 연개소문이 영류왕을 죽이고 영류왕의 조카를 왕위에 앉혔다.

643년에 고구려가 백제와 힘을 합쳐 신라를 공격하자, 신라는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구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당 태종이 사신을 보내 신라를 침입하지 말 것을 권유하였으나, 연개소문은 사신을 옥에 가두어 버리고 신라를 계속 공격하였다. 고구려를 공격하기 좋은 명분이라 생각한 당 태종은 이를 기회로 고구려 침입을 선언하였다.

"요동(지금 중국의 산서성 동쪽)은 중국의 땅이었다. 수나라의 *受侮(수모)를 갚고 영류왕을 죽인 연개소문을 벌하겠다."

645년 10만의 대군을 이끌고 당 태종이 친히 고구려로 향했다. 요동의 성을 차례차례 함락시키고 압록강을 건너기 위해 안시성(지금의 중국 요녕성 해성의 남동쪽으로 추정) 만을 남겨 두고 있었다. 고구려는 안시성을 지키기 위해 고혜진과 고연수를 보냈으나, 두 장수는 당나라에 항복하고 말았다. 이에 당나라 이세적이 안시성을 공격하자, 안시성 성주(城主) 양만춘이 성 안의 사람들과 식량, 가축 등을 모아 당나라에 맞섰다. 안시성 사람들이 당나라 군대를 보고 북을 치고 고함을 치면서 조롱하자, 화가 난 이세적이,

"안시성을 함락시켜 남자들을 모두 구덩이에 묻어 버리겠다."

라 하고 하루에도 예닐곱 차례씩 성을 공격해왔다. 하지만 당나라 군사들이 줄사다리로 접근하면 성 안에서 화살을 쏘고, 성벽을 부수면 *木柵(목책)을 세우고 반격하여 당 태종은 *延人員(연인원) 50만 명을 60일 동안 동원하여 안시성보다 높게 흙산(토성:土城)을 쌓았다. 그러던 중 흙산의 한부분이 무너져 안시성을 덮쳐 성벽의 일부를 허물어 버렸다.

"흙산을 빼앗아라!"

양만춘은 오히려 역으로 무너진 성벽을 이용해 흙산을 점령해 버렸다. 이 소식을 들은 당 태종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사흘 동안 총공격을 하였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흙산을 빼앗긴 당나라 군사들의 *士氣(사기)는 떨어지고, 계절은 여름을 넘기고 가을로 접어들어 당나라 군사들은 추위에 떨며 싸움을 해야 했다. 거기다 식량도 다 떨어져가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당 태종은 퇴각 명령을 내렸다. 양만춘이 성위에 올라가 돌아가는 당나라 군대에게 송별의 예를 하니 당 태종이 잠시 멈춰서 그에게 비단 100필을 주면서 성의 방어를 *賀禮(하례)하고 왕에 대하여 충성을 다하도록 격려하였다고 한다.

자료제공 : 장원교육 한자연구팀

◇ 한자풀이

*受侮(받을 수, 업신여길 모) : 모욕을 당함

*木柵(나무 목, 목책 책) : 나무 울타리. 울짱

*延人員(끌 연, 사람 인, 인원 원) : 어떤 일에 동원된 인원과 걸린 날 수를 두고, 그 일을 하루에 끝내는 것으로 가정하여 환산한 총인원수. 가령 세 사람이 열흘 걸렸을 때 연인원은 30명.

*士氣(선비 사, 기운 기) : 1.싸우려 하는 병사들의 씩씩한 기개 2.사람들이 일을 이룩하려는 기개

*賀禮(하례할 하, 예도 례) : 축하의 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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