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항 중 하나는 교육에 관한 논쟁이다.
대학에서는 학생선발 자율권을 달라고 하고, 정부는 공교육을 위한 3불(不)정책을 끝까지 고수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대와 집권여당'정부의 충돌은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이 막다른 길목으로 치닫고 있는 듯하여 국민들에게 불안과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늘 곤혹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려고 찾아보면 정작 필요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다. 수차례에 걸쳐 교육 개혁과 제도 개선을 해왔고, 각종 교육단체와 교육자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기업들은 현재 인력수급에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현장에는 적합한 기능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특히 중소업체에선 필요한 실업계 고졸 남자사원이나 여자사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대기업 역시 쓸모있는 우수인력이 부족해 해외로 세계 방방곡곡 뒤지며 경쟁력 있는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21세기는 지식사회이다. 지식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개인과 집단, 나아가서 국가 경쟁력의 기본 척도가 되는 시대이다. 지식 경쟁력은 과거 농경사회엔 보잘 것 없었지만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정보화시대를 맞아 국가사회의 생존을 좌우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지난 시절엔 중학교 입시 시험도 있었다. 지방의 우수학생들은 지방의 거점 도시에 있는 고교에 진학하였고 형편이 다소 어려운 학생들은 지역의 유수 실업계 고교에 진학했다. 당시엔 고등학생들이 모교 명예를 걸고 선생님들과 밤늦게 학교에서 자율수업을 하였으며 별도로 학원으로 가는 경우는 예외적인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공교육이 살아 있었고 학교 선생님들은 존경의 대상이었다.대학의 경우도 우수한 학생들만 수도권의 소위 일류대 진학을 하였고 실패할 경우 지방 대학도 기꺼이 입학한 경우가 많았다. 비싼 등록금과 하숙비 등을 생각할 때 수도권의 웬만한 대학보다 가까운 지방 대학에 가서 열심히 공부해도 전혀 장래의 문제가 된다고 생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로부터 불과 이삼십 년 지난 오늘 왜 이렇게 교육문제가 어려워졌을까?소위 공교육은 붕괴되고,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들이 진짜 선생님으로 여겨지고, 지방대학은 경쟁력을 점차 상실하고, 일류대를 나오더라도 그다지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인재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러한 참담한 결과는 과연 어디에 원인이 있는 것일까?
좋든 싫든 선진국의 교육시스템에는 우리가 참고해야 할 사항이 많다. 공교육의 평등한 기회도 부여하지만 사립학교를 통한 전통 있는 명문교도 함께 육성하고 있다. 공정한 기회균등에다 학생 선발권도 다소 조화있게 학교에 부여하는 조정과 절충의 방법으로 지식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어쨌든 학교는 학생이 주인이며 향후 사회에 필요한 자식과 인격 배양을 위해 학교나 선생님은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는 가끔 학생은 없고 교육자들 권리나 이해가 앞서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미래사회는 세계경제가 하나의 시장경제이다. 따라서 우리의 경쟁대상은 글로벌화해 있으며 인재 유동성도 이러한 세계 경영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고등교육을 마친 젊은이들이 정작 힘이 드는 일을 회피하고 필요한 기능도 없으면서 높은 처우만 기대한다면 해외 공장이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고, 대학을 졸업하였지만 창의력 있는 우수 인재는 드물고 누가 더 가르쳐 주고 지도해주기만 바라는 평범한 수준에 머무른다면 일자리다운 일자리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기술 창의력과 제품 경쟁력을 추구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할 것이고 국가나 종족을 넘어 경쟁력 있는 인재 확보에 총력을 경주하게 될 것이다.
지식사회는 부가가치 창출력이 떨어지는 집단, 특히 지식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생존해 낼 수 없고 국가 사회에 존재할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교육도 학생들에게 기본인품, 소양, 창의력, 선견력, 리더십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쟁력을 키우는데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21세기 지식사회에서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글로벌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유학이나 인재유출 등도 가속화할 것이므로 우리 후손을 위한 목적 있는 교육과 제대로 된 제도 시스템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장병조 삼성전자 구미공장장
△ 1954년 경산 생
△ 1971년 대구고, 1976년 영남대 행정학과, 2004년 경북대 대학원 경영학과 졸
△ 1980년 삼성전자 입사, 삼성전자 인사부장, 상무
△ 현 삼성전자 구미공장장'전무, 구미상의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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