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구촌 곳곳에서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더욱 그렇다. 유럽에서 지난 100년 간 진행돼 온 인구 감소가 아시아에서는 한 세대인 30년에 걸쳐 압축적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3년에 이미 여성 1명이 낳는 아이가 1.19명으로 대표적인 저출산국들인 미국(2.1명) 일본(1.29명) 독일(1.4명)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노령화 지수가 치솟으면서 급속히 늙어가고 있으며, 성장 동력도 떨어지고 있다.
◇ 이런 현상과 함께 노인 문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지고, 출산 문제 역시 마찬가지인 실정이다. 이 와중에 사회 변화가 빨라지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분화도 다양하게 갈리고 있으며, 연령층이 달라도 분화의 움직임은 거의 같은 양상을 보이기까지 한다. 이제 노인들도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거나 감성을 추구하는 등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층이 두터워지는 모습이다.
◇ 요즘 노인들은 분명히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젊은이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기 중심적'감각 지향적 소비 패턴'의 노년층에로의 확산이 그 대표적 사례다. 자식들에게 의존하며 손자'손녀를 돌보느라 시간을 빼앗기는 역할을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새로운 인생을 추구하는 소위 '통크(Two Only, No Kids)족'이 그들이다.
◇ 이 바람을 타고 이들 '신세대 노인층'을 겨냥한 돈벌이 작전도 세워지고 있는 모양이다. 대한상의는 '통크족'이 앞으로 비중 있는 소비자 집단으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경제력을 갖춘 고령 인구를 향한 '타깃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사 능력 보강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4.6%가 '노후 대비 자금을 마련 중'이라고 응답해 1년 새 곱절이나 늘었다.
◇ 하지만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듯이, 돈과 건강이 그 관건이 될 건 뻔한 일이다. 돈 있고 건강한 '자발적 통크족'은 새 인생을 새롭게 즐길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무늬만 통크족'의 한숨과 박탈감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인한 우리 사회의 검버섯이 걱정되는 한편으로 자식들에게 폐를 끼칠까 통크족을 부러워만 하는 노인들의 마음속 검버섯이 떠올라 벌써부터 우울해진다.
이태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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