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덜컹'…대구버스 노선 개편

입력 2005-07-13 14:55:19

12일 오후 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대구시내버스 노선개편안 공청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다양한 불만을 쏟아내 18일 중·남구를 시작으로 22일까지 계속될 구·군별 설명회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시 버스개혁기획단(이하 기획단),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공청회에서 대중교통 체계개선 연구단(이하 연구단)의 김기혁 계명대 교수가 2시간에 걸쳐 개편안을 설명한 뒤 시민 불편 등 지적이 줄을 이은 것.

한 노인은 "버스노선을 배치할 때 죽어가는 재래시장을 고려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다른 이는 "현행 노선과 별 차이가 없는데 무슨 개편안이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 인터넷 버스동호회원은 "황금아파트 경유노선이 얼마 안되는데 내년 황금아파트 주민 4천여 가구가 입주하는 점을 고려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환승지점 부근에 대형소매점이 있는 경우는 있지만 실제 그 주위에 버스노선을 추가로 투입하진 않았고 완전히 새로운 노선체계를 만들려면 최소한 6개월 이상 시민들의 혼란이 예상돼 가능한 한 기존 노선을 살리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현재 하루가 위태로울 정도인 버스업계의 경영사정을 고려해 버스노선을 결정했고 황금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면 다시 노선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복노선이 서로 다른 분리구간이 너무 많다거나 개편안의 버스배차 간격이 대부분 8분 이상으로 너무 길다는 지적도 나왔고, 교복을 입고 공청회에 온 한 고교생은 학교를 지나는 노선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공청회에 참석한 버스기사들도 저마다 의견을 달리해 버스노선 확정의 어려움을 실감케 했다. 환승문제를 두고도 노선의 도심 집중을 막기 위해 시 외곽지역에 환승지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과 환승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엇갈렸던 것.

김 교수는 "3만 명을 표본 설문조사한 결과 대부분 시민들이 거주지와 시 중심가를 지나는 노선을 원해 중앙로 등에 버스노선이 많이 지나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버스대수는 1천719대로 20년 전과 같은 데 비해 생활권은 2, 3배 확대돼 시민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실정이지만 최대한 시민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사진: 12일 열린 대구시내버스노선 개편 공청회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불만이 쏟아졌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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