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안되는 기념주화

입력 2005-07-11 16:09:01

희소성 없어 제조량 10% 이상 폐기·환수

역대 기념주화의 제조량 가운데 10% 이상이 환수·폐기처분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과거 시장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기념주화들을 지나치게 많은 물량으로 제작한 탓에 판매자체도 부진했을 뿐만 아니라 유통물량도 희소성이 없어 소장자들이 한국은행 창구를 통해 액면가로 교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975년 발행된 광복 30주년 기념주화를 시작으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기념주화에 이르기까지 역대기념주화의 총 제조량은 3천224만 장이다. 이 가운데 2003년 말 기준으로 개인이나 수집상이 소장하거나 시중에 유통되는 발행잔량은 2천870만 장으로 전체 제조량의 89.0%로 집계됐다.

이는 기념주화 제조물량 가운데 10% 이상이 제조 후 판매에 실패했거나 판매 후 환수됐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88서울올림픽 기념주화 가운데 액면가 2천 원인 니켈화는 무려 280만 장이나 제작됐으나 이 가운데 64.7%만이 유통 중이다.

이 주화는 희소성이 없어 현재도 화폐수집상들 사이에서는 액면가격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개인들은 이 기념주화를 은행 창구를 통해 액면가로 교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올해 '광복 60주년 기념주화'와 '2005년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념주화' 2종을 발행키로 했으나 과거와 같은 미발행 사태 등을 피하기 위해 발행물량을 각각 10만 장으로 제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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