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9급서 2급까지…공부로 성공했죠
대구 달성군 교육청에서 말단 9급으로 공직을 시작, 경북도 부교육감과 교원징계심의위 상임위원(2급)을 거쳐 한국교직원공제회로 자리를 옮긴 김국현(金國顯·59) 이사는 지금도 교육부에서는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고졸 학력의 지방교육청 9급에서 교육부 2급으로 7단계를 승진한 데다 문교부 시절 요직이던 교육행정과와 대학행정과 주무를 맡은 이도 그가 유일하다. 전국 부교육감 중 최장수(3년4개월)로 경북도 부교육감을 맡기도 했다.
달성군 교육청에서 도 교육청 인사계로, 다시 문교부 인사계를 거쳐 박찬현, 김옥길, 이규호 장관의 비서를 4년여 한 그는 공무원생활 15년 만에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독학으로 공부해 치른 사무관 승진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했다. 시험준비를 하며 만든 노트를 그냥 버리기 아까워 후배들에게 나눠 준 것을 얼마 전 경북도 교육청에 근무하는 후배가 워드로 정리해 책모양으로 묶어 보냈다. 내용을 보완해 책을 써 볼까 생각 중이다.
경북대 1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였지만 공직생활 초기에 학력은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러다 사무관 승진시험을 준비하며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방송대에 등록했다. 나이 마흔에 열살 스무살 어린 학생들과 같이 출석 수업을 받아야 하는 방송대 공부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교육부 사무관이 이 정도도 못해 낸다면 창피라는 오기로 버텼다. 방송대 행정학과 졸업 후 내친김에 연세대 교육대학원에 진학, 석사학위를 땄다. 경북도 부교육감 시절 계명대 교육대학원에 강의를 나갔다가 다시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지도 교수가 귀국하면 곧바로 논문 지도를 받아 학위를 받을 작정이다.
교육부 평생교육과장 시절 학점은행제를 입안, 평생교육 이념을 현실화한 일과 지금은 국가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꼭 필요한 기관이 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개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군 복무 중 학점을 따게 하는 계획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처음 직장을 가지는 나이가 외국의 22세에 비해 우리는 5년이나 늦은 27세라 하루빨리 사회로 진출시키는 게 개인과 나라의 경쟁력을 키운다고 여긴다. 학부모의 지나친 교육열이 우리 교육현장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본다.
그가 공직생활을 시작했던 71년 출범한 한국교직원 공제회는 자산 규모로 볼 때 재계 서열 16위에 해당한다. 이 거대 조직에서 교원공제업무와 보험, 교원신문 발간 등을 지휘한다.
골프는 아예 생각도 안했다. 학창 시절 복싱 선수로도 활약했고 등산은 수준급이다. 속리산 문장대를 고교 시절 백번도 넘게 올랐고 팔공산은 아예 뛰어올라 갔다. 그렇게 단련한 덕택인지 지금도 산에 가면 웬만한 이는 따라오지 못한다. 달성군 교육청을 비롯해 한번 근무한 곳마다 친목모임을 만들 만큼 모임도 많고 친구도 숱하다. 그렇게 만나면 말술의 실력을 보인다. 부교육감 시절 장학사 25명을 상대로 대작하기도 했다. 그렇게 마셨지만 한번도 결근이나 지각하지 않았다.
안동 출신으로 일찍 대구로 나와 대구초등과 경북중·고를 졸업했다. 양친은 그가 학창시절 이승을 떠났다. 당연히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서울 강남의 대치동에 산다. 성공한 삶이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한다. 논설위원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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