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 교섭이 사용자들의 방해 공작으로 파행을 맞고 있는데도 정부는 대책 없이 대화를 거부, 노동자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한 민주노총의 5일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노사정의 상호 불신과 갈등이 위기 수준임을 알게 한다. 민주노총은 덧붙여 "정부와 사측의 무성의한 태도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노사정 관계는 기대할 것도 희망도 없다"며 전면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경제를 살리라는 서민들의 아우성에도 불구, 노사정 쌍방 간의 밀고 당기는 피곤한 싸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조가 6일 하루 파업에 들어간 것을 비롯, 주중 금속노조와 병원노조의 파업도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노동계의 강한 목소리가 대정부 투쟁의 성격을 띠면서 양극화 현상과 사회 갈등을 부채질할 우려도 적잖다.
파업은 노동자의 요구와 사용자의 수용이 맞아 떨어지지 않은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노사정 삼자의 불신과 대화 단절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항공사 노조의 파업과 관련, 조종사들의 평균 연봉이 얼만데 파업을 하느냐는 비판은 노동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될 수 없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서로를 동반 관계로 인정하느냐가 더 중요한 때문이다. 기업 교섭에서 산별 교섭으로 바뀐 교섭 문화의 착근을 더 이상 외면할 수도 없다.
그러나 노동계도 파업 이전에 얼마나 성의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섰던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파업과 가두 투쟁은 서민의 삶을 피곤하게 한다. 서민의 삶을 피곤하게 하고서는 노동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된다. 각종 비리로 위축된 노동계의 위기 상황을 정부나 사용자가 이용하지 않아야 하듯 노동계도 위기 탈출의 수단으로 파업과 강경 투쟁을 선택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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