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또래야 물또래야
하늘로 가라,
하늘에는
주라기의 네 별똥이 흐르고 있다.
물또래야 물또래야
금송아지 등에 업혀
하늘로 가라.
김춘수(1922~2004) '물또래'
노동은 대가를 바라지만 유희는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 뜻에서 시는 보상이 따르는 노동이 아니라 무상행위로서의 유희와 같습니다. 이 시에서 '물또래'는 적우과에 속하는 곤충의 일종입니다. 그러므로 '물또래야 하늘로 가라'라는 말은 '철수야 공부해라'라는 말과 다릅니다. 철수에게 공부는 취직이나 출세 같은 보상이 따르지만, 물또래에게 '별똥'은 보상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우리가 이 시를 읽으면 의미를 초월해서 무한, 자유, 해방 따위의 매우 아름답고 신선한 울림을 느낍니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바로 시가 주는 보상이 아닐는지요?
이진흥(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