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에버 스타리그' 우승

입력 2005-07-04 07:46:38

결승서 최초로 테란 격파… 이병민에 3대2 역전V

'저그의 역사는 박성준이 쓴다.'징크스는 징크스일뿐인가 보다.이고시스 POS 박성준이 2일 경기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EVER 스타리그 2005'(스포츠조선-온게임넷 공동 주최, KTFT 후원, 게임앤컴퍼니 주관) 결승전에서 팬택앤큐리텔 이병민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올시즌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또 스타리그 결승에서 저그 종족이 테란 종족만 만나면 한번도 이기지 못해 이름 붙여진 '저그의 한'이란 징크스를 깨버리며 저그로 2회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경기 스코어 3대2가 말해주듯 일진일퇴의 공방전이었다. 뮤탈리스크 컨트롤에 실패한 박성준은 1경기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지난 아이옵스 스타리그에서 이윤열(팬택앤큐리텔)에게 0대3으로 완패한 악몽이 떠올려지는 순간, 심기일전한 박성준은 이병민의 초반 SCV와 머린의 치즈러시를 막고 2경기를 따낸 뒤 초반 저글링으로 이병민의 머린을 잡아내며 3경기마저 승리, 우승을 목전에 뒀다.

하지만 방심한 탓이었을까. 박성준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배수의 진을 친 이병민에게 4경기를 내주며 '결승에서 저그는 테란을 이길 수 없다'란 징크스가 되풀이되는 것 같았다.

5경기 초반까지도 이병민의 상승세. 하지만 이런 기세도 프로게이머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테란 잡는 저그 황제'의 자존심을 꺾을 순 없었다. 박성준은 초반 승기에 도취된 이병민이 추가 병력이 도착하기 전에 조금씩 전진하자 이를 중간에서 차단하며 상대 머린 추가를 막고, 저글링과 럴커, 뮤탈리스크로 이병민의 머린메딕 병력을 모두 잡아내며 GG를 받아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우승으로 박성준은 임요환 김동수 이윤열에 이어 스타리그 2회 우승자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김동수에 이어 결승에서 타 종족 2개를 모두 이긴 두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반면 스타리그 결승에 처음 진출해 우승까지 노렸던 이병민은 큰 경기 경험 부족을 실감하며 분루를 삼켰다. 한편 이날 경기는 장맛비가 오락가락하고 중-고등학교 기말고사가 치러지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1만2000여명이 넘는 게임팬들이 운집, 다시 한번 스타리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스포츠조선 남정석 기자 blue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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