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방송가-대구MBC 다큐 '오쿠라 컬렉션'

입력 2005-06-06 08:39:11

오쿠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1870~1964). 일제시대 악명 높았던 한국 문화재 수집가다.

그는 도쿄제국대 법학과를 마치고 1903년 조선경부철도회사에 입사하면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당시 대구부(府)성 동문과 북문 외곽의 땅을 사모은 뒤, 성을 헐어 부동산 차익을 얻는 방법으로 엄청난 재산을 모았고 (주)대구전기와 (주)조선합동 전기, 금융 기관 등 근대적 기업을 운영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그의 악명이 높은 이유는 한국 고대사의 일부를 지워버렸다는 데 있다.

그는 지역과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한국 고미술품을 수집했다.

"조선의 유물이 없으면 일본 고대사를 설명할 수 없다"며 조선의 유물을 계통적으로 정리, 보존해 일본 고대사를 연구하는 데 공헌하겠다는 게 이유였다.

6일 밤 11시5분 대구MBC에서 방송하는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오쿠라 컬렉션'은 오쿠라와 유물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집념과 삶, 그리고 사라진 문화재에 대한 보고서로 그가 해방 뒤 유물을 공개하기 위해 고향 치바현 나리타시에 세운 '오쿠라 컬렉션'의 진실과 의혹을 파헤친다.

1920년대 오쿠라는 전국을 돌며 신라와 가야의 국보급 유물들을 수집, 대구 동문동 일대에 7백여 평에 넓은 집을 짓고 유물 수천여 점을 보관했다.

하지만, 해방으로 일본으로 쫓겨가게 되자 유물의 일부를 일본으로 가져가 '오쿠라 컬렉션'을 설립한다.

1964년 한·일수교 당시 오쿠라는 대구 동문동 창고에 남아있던 유물 중 일본 문화재는 돌려받고 나머지는 한국 정부에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유물 발굴 과정에서 수백 점의 문화재가 사라졌다

그해 말 오쿠라는 세상을 떴고 '오쿠라 컬렉션'을 관리하던 아들은 세금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1982년 오쿠라 컬렉션을 해체하기에 이른다.

이때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된 문화재는 1천110점. 이 과정에서 문화재 수천 점이 다시 종적을 감췄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