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이 건강해야 大邱가 건강하다

입력 2005-05-25 11:35:47

앞산이 거기 있음은 대구 시민에게 큰 축복이다. 가까이 있어 눈만 돌리면 볼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달려갈 수 있어, 앞산은 자연이 대구 시민에게 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너무 많은 시민들을 포용해 주느라 앞산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산에 올라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훼손 상태에 대해 걱정을 하게 된다. 어제 한 시민 단체가 현지 답사를 통해 내놓은 결과와 대책 요구는 전체 시민의 목소리와 같다. 대구 경실련은 최근 앞산의 주요 등산로 4곳을 조사한 결과, 생태계 훼손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등산로는 등산객의 폭주로 동네 안길처럼 넓어지고, 주등산로마다 새끼를 치듯 수많은 샛길이 만들어져 토양 손실은 물론 식물과 야생 동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양 유실 방지 시설을 설치한 곳은 1곳뿐이고, 주등산로 이용을 유도하는 '등산로 아님' 등의 표지판은 전혀 없다고 한다.

앞산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한 해 1천6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앞산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단한데, 최근의 웰빙 열풍은 앞산을 더욱 황폐화시킬 수도 있다.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대구의 허파, 시민의 휴양지 구실은커녕 유실, 홍수 피해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앞산 살리기는 이용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연을 고마워할 줄 아는 시민들의 마음들이 모여야 앞산을 살릴 수 있다. 무엇보다도 샛길 만들기 좋아하는 근성부터 버려야 한다. 주등산로마다 40여 개의 샛길이 있고 샛길의 샛길까지 합하면 100여 개나 될 정도라면 앞산은 이미 산이 아니다. 대구시는 샛길부터 먼저 복원하고, 구간별 휴식년제 실시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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