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의 '명성의 거리(The Walk of Fame)'에는 3천개가 넘는 별들이 있다. 기라성 같은 유명스타들의 사인과 수족(手足)이 보도에 박혀있다. 모두가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들이다. 사회의 밑바닥에서 인기의 정상에까지 오른 스타들, 영화보다 더 영화처럼 살다간 스타들, 사망한지 수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팬들의 가슴 속에 청춘으로 남아있는 스타들의 체취가 오롯이 배어있다.
◇ 이 거리의 '세븐 일레븐'이라는 가게는 햄버거를 사러왔다가 우연히 영화감독의 눈에 띄어 일약 인기 스타가 됐던 한 여배우의 신화같은 이야기가 남아있는 가게라고 한다. 지금도 수많은 스타지망생들이 영화감독의 눈에 띄기를 소망하며 이 가게를 찾는다고 한다. 이 거리엔 꿈을 이룬 사람들의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배어있고, 이는 전세계 수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 할리우드처럼, 미국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회와 가능성의 나라'다. 누구나 노력하면 대통령도, 억만장자도 될 수 있는 나라. 멀리 예를 들 것도 없이 흑인 여성으로서 미국의 국무장관에 오른 콘돌리자 라이스, 세계적인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등은 그 좋은 예이다. '물질적'사회적 성공'을 의미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지구촌 사람들에게 '꿈'을 상징하는 보통명사가 된지 오래다.
◇ 그러나 그 화려했던 아메리칸 드림도 이제 끝나가는 것인가. 최근 미국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가 약속이나 한듯 특집기사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고 선언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부자가 될 가능성이나 부잣집 아이들이 가난해질 가능성이 별로 없으며, 사회적 계급도 '유전'된다는 것이다. 과거 아메리칸 드림을 가능케 했던 계층이동성의 약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꼽았다.
◇ 미국의 사회사상가 제러미 러프킨은 저서 '유러피언 드림'에서 아메리칸 드림에 깊은 회의를 드러내며 "아메리칸 드림이 몰락하고 유럽의 시대가 온다"고 예견하고,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유러피언 드림을 내세웠다. 국적법 개정안 발표 이후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한국 국적을 버리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는 지금, 정작 미국인들은 "더이상 꿈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전경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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