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대구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대구4차순환도로(상인~범물) 건설에 대한 토론회'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놓고 시 도로당국, 민간 사업자, 시민단체 관계자 간의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민간투자 사업방식 신뢰성 있나?
시민단체 측은 민자유치 사업의 특성상 '과다한 교통수요 예측', '정부의 과도한 재정부담(세금 낭비)', '부적절한 대상 사업선정' 등의 폐해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 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사업자 측은 상인-범물 간 총 사업비를 3천억 원으로 예상했지만 대구시 2005 중기재정계획에는 5천300여억 원으로 추산해 큰 격차가 있다"며 "실시설계 후에는 공사비가 1.5~2배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통행량 예측에 실패해 세금으로 민간사업자의 손실을 보전하고 있는 범안로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임정기 도로과장은 "사업 성패를 판가름짓는 예상 공사비나 계획 교통량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교통개발연구원에 의뢰했다"며 "사업자의 수익성을 보장하면서 수입보장률이나 수입보장기간을 국내 최소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인~범물 도로 건설 필요하나?
시민단체 측은 4차 순환로 건설은 승용차 억제정책에 반한다고 주장했다.대구 참여연대 강금수 대중교통담당은 "현재 앞산순환도로 정체는 대덕맨션~상동교 구간 병목현상 때문"이라며 "이미 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대덕맨션에서 두산로를 연결하는 580억 원 규모의 도로계획이 있는데 이 도로만 건설돼도 상인~범물 4차순환로를 건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앞산순환도로는 대구 외곽도로 16곳 중 유료도로를 제외하고 가장 소통이 원활한데다 향후 대구시 인구정체 현상으로 교통유발 효과도 낮을 것이란 주장이다.시는 이에 대해 대덕맨션~상동교 구간 도로건설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현재도 교통체증을 빚는 신천대로, 앞산순환도로가 오는 2010년쯤이면 포화상태가 된다는 반론이다.
사업자 측도 "인구가 0.3% 증가하면 교통량은 1% 증가하는 식으로 미래 교통량이 폭증할 것"이라며 "대덕맨션~상동교 도로를 건설해도 어차피 두산오거리 등 간선도로가 막히게 된다"고 도로 필요성을 주장했다.
◇환경파괴 위협 어떻게 해결하나?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은 앞산을 비롯한 달비골, 용두골 일대 산지의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 회장은 "4차 순환로 도로 설계에 생태 전문가가 참여했는지 의문"이라며 "이곳에 터널을 뚫게 되면 숲이 도로에 의해 단절되고 지하수맥이 엉망이 될 위험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업자 측은 도로예정지에 두 곳의 터널을 설치, 환경피해 요소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민간 컨소시엄 관계자는 "도로건설이 지하수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앞산터널'(달비골~용두골), '법이산 터널'(범물~파동)을 설치하고 고가교 아래에는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하는 등 친환경 공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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