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우리 나라 도시 풍경 중의 하나인 높은 담. 쇠창살과 유리조각으로 상징되는 높은 담은 곧 외부와의 단절을 웅변한다.
지금 삭막한 도시의 담이 허물어지고 있다.
한 대구지역 시민운동가의 실천으로 시작된 작은 혁명! 담 허물기.
KBS 1TV는 27일 밤 10시 환경스페셜 '도시, 담을 허물다'를 통해 담이 없는 한국 도시 주거 환경의 자화상과 미래를 담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주거 형태 중 45% 이상이 담으로 둘러싸인 단독 주택이다.
단독 주택에서 가장 큰 불편을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주차난! 급속히 진행된 도시화는 충분한 공간을 남겨두지 않았고, '담'을 쌓는 특이한 주택 문화로 골목길은 더욱 좁아졌다.
1998년 대구의 한 시민 운동가로부터 시작된 담 허물기 사업. 대구에서만 지금까지 약 16km의 담이 허물어졌고, 콘크리트 담이 있던 공간엔 7만7천여 평의 녹지가 형성되었다.
높기만 했던 미술관이 담을 허물면서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변했고, 담장 안의 개인 정원은 쉼터로 바뀌었다.
주민들은 담이 없는 골목길이 아름다워졌고, 통행하기에도 좋아졌다고 말한다.
담을 허무는 동안 주민들은 마음의 '담'까지 허물었다고 이야기한다.
서울시에선 지난 2003년부터 담을 허물어, 그 공간에 녹지 공간과 주차 공간을 만들어 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함과 동시에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가구별로 공사비와 조경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이 '그린 파킹 2006' 사업을 통해 담을 허문 집은 1천 여 가구, 올해도 2천여 가구가 담을 허물 예정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모든 주택가를 담장 없는 녹색 마을로 만들 계획이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이 크다.
담 허물기를 꺼리는 주민의 대부분은 외부인 침입 문제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든다.
하지만 범죄 심리학자들은 담이 없어지면 오히려 범죄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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