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면 위암과 간암에 걸릴 위험도가 각각 62%, 50% 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와 국립암센터 윤영호 삶의질연구과장은 국내 30세 이상 남성 73만3천여명을 4년간 추적 조사해 이 기간에 새로 암환자로 진단된 7천24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암 발생의 역학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간되는 암예방학저널(Cancer Detection and Preven tion) 2월호에 실렸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담배와 암 발생 관련 역학조사 연구는 대부분 사망자료에 의존했기 때문에 암 진단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흡연이 치명적 질환에 미치는 영향과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도 구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의료진은 조사 대상자들의 나이와 사회경제적 수준, 교육수준, 식이력, 음주력, 출산력, 성 관련 행태, 체중, 직업력 등의 영향을 모두 바로잡은 뒤 흡연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30세 이상의 흡연자가 무슨 종류의 암이든지 암에 걸릴 위험도는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평균 1.49배 가량 높았다.
흡연시 암의 종류별 발병 위험도는 ▲식도암 4.46배 ▲폐암 3.83배 ▲후두암 3. 01배 ▲방광암 2.24배 ▲구강 인후암 1.75배 ▲위암 1.62배 ▲췌장암 1.58배 ▲간암1.50배 등의 순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특히 이번 연구에서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흡연이 폐암과 후두암, 식도암을 유발하는 것 외에도 우리나라 암 발생 1위인 위암과 간암의 위험을 각각 62%, 50% 가량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된 데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암 발생률 측면에서 보면 한국인 남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의 29.8%는 흡연 때문으로 분석됐는데 ▲폐암의 78.3% ▲위암의 36.1% ▲간암의 32.8% ▲구강 인후암의41.3% ▲식도암의 86.1% ▲췌장암의 37.8% ▲후두암의 59.5% ▲방광암의 50.2%가 흡연이 원인인 것으로 이번 연구결과 확인됐다.
윤영호 과장은 "흡연에 의한 암 발생 위험도는 비만이나 음주 등 흡연 외의 다른 암 위험 요인을 고려해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암 사망자료가 아닌 암발생자료를 통해 한국인 고유의 암 발생 위험요인 및 위험도를 분석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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