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는 '나라가 튼튼하려면 식량이 넉넉하고, 군비가 충실하며, 공신력이 있어야 한다. 그중에서 하나를 뺀다면 군비, 하나를 더 뺀다면 식량'이라고 했다. 공신력이 '튼튼한 국가'의 첫째 요건이라는 이야기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 공신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는 자명하다. 사회 통합이 그 관건이며, 그 바탕을 이루는 건 역사(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가 아니겠는가. 더구나 '성공한 역사는 정의와 진실이 담보된 역사'였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선진국들이 국사 교육을 중시하는 건 '왜'일까. 정의와 진실이 담보된 객관적인 사실들이 기술돼 있는 역사에서 현재와 미래의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나가는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올바른 역사의식 속에 건전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일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 국사 교육이 '필수'일 수밖에 없다.
◇국사교육발전위원회가 국사 교육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각종 공무원 시험에 '국사' 과목을 포함시키고, 중학교 '사회'에서는 '국사'를 분리하며, 고교 1학년 '국사'엔 '근현대사' 비중을 강화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지난 10년 간 초'중'고등학교 교육에 국사 과목을 거듭 축소, 새 세대의 우리 역사나 정체성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간 초'중학교 교육엔 국사가 사회 과목에 통합되고 수업 시간도 줄었다. 고교 1학년은 조선 후기만 배우고, 2학년부터 이도 선택해야만 배울 수 있었다. 수능에선 사회탐구 11개 선택과목 중 하나일 뿐이었고, 공무원 시험에서는 아예 제외돼 왔었다. 이 같은 '국사 홀대'로 고교생 중 16%가 발해를 당나라의 속국으로 아는가 하면, '잘 모른다' 역시 15%나 됐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던가.
◇요즘 청소년들은 '한류'나 '축구'에서 느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나 정체성에 대해서는 배울 기회마저 많지 않아 제대로 된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지금은 역사 왜곡을 일삼아 온 일본이 최근 독도 영유권 주장과 나카야마 문부상의 망언, 우익 교과서 채택 확대 시도 등으로 우리를 심하게 괴롭히고 있는 시점이다. 교육 당국은 이번 건의를 제대로 소화하기 바란다.
이태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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