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확 유실수종 개발 몰두…"이젠 박사"

입력 2005-03-10 16:22:21

농림부 신지식인으로 뽑혀 상주 한울농원 천상배 대표

식목철을 맞아 '유실수 박사'로 통하는 상주시 만산동 한울농원 천상배(47) 대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특히 최근 농림부로부터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후 묘목 구입과 식수 및 관리요령 등을 물어오는 사람들의 방문이 부쩍 잦다. 천 대표의 나무사랑에는 속뜻이 담겨 있다. 나무는 절대 사람을 속이지 않고 사람의 손길이 가는 만큼 분명한 결실을 가져다준다는 것.

천 대표는 "나무를 키우다 보면 사람들의 욕심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며 "그동안 20여 년을 다수확 유실수종 개발에 노력해 이젠 남들에게 나눠 줄 정도가 됐다"고 흐뭇해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1987년 고추묘 육묘사업을 시작으로 한 천씨의 나무인생은 다른 농원에서 별로 신경쓰지 않는 은행나무와 산초나무'산수유 등 유실수 개발에 노력, 숱한 실패를 겪은 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1994년 생산에 성공한 '등구랑' 은행나무는 천씨에게는 황금과 같은 존재다. 등구랑은 은행알이 기존 품종보다 1.5배 정도 크고 무게도 3.5g 정도인 초대형으로 수확량도 기존 것에 비해 5배 이상 많아 산림농가의 소득에 많은 보탬이 되는 품종이다.

천 대표는 "은행나무는 성장 초기 45°로 비스듬히 자라는 결점이 있다"며 "등구랑 은행나무를 생산하면서 이같은 결점을 보완해 곧게 자라는 금자탑 수종을 개발한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몇 년간 산을 뒤져 씨를 채집하고 개량한 토종 산초나무를 비롯해 한울농원에서 생산하고 있는 헛개나무'두릅'참죽'엄나무 등도 모두 천 대표가 개량한 우량 품종들이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묘목을 구입하려는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유실수 재배에 관심을 보이는 농가나 단체들도 방문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북 장수군의회 의원들이 장수군의 소득 특화작물에 대한 상담을 위해 방문했고 성주군 농업기술센터도 참죽나무 4천500그루를 구입해 갔다.천 대표는 "앞으로 특용수 육종과 가공식품 개발 연구로 새로운 농촌지역 소득원으로 만들 것"이라며 "유실수 재배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기술보급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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