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쏘우(Saw)

입력 2005-03-02 09:08:37

반전의 진화 '이번엔 생존게임'

충격적인 결말로 제작비(120만 달러)의 50배에 달하는 6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작은 거인 '쏘우'(Saw)가 오는 10일 드디어 국내 극장가에 모습을 드러낸다.

'쏘우'는 그동안 미국과 일본 관객들로부터 '반전에 익숙해진 관객의 허를 찌르며 반전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등 국내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은 서스펜스 스릴러물. 영화의 어떤 점이 이 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을까.

◇영화 '쏘우'는?

▶감독 제임스 완, 주연 리 워넬·캐리 엘위스·대니 글로버, 100분, 18세 이상 관람가.

▶줄거리 = 어느 캄캄한 지하실, 자신들의 발목에 쇠줄이 묶인 채 마주하게 된 아담(리 워넬)과 닥터 고든(캐리 엘위스). 둘은 자신들이 왜 이곳에 묶인 채 있는지, 서로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오히려 그들 가운데는 자살한 듯한 한 사내가 권총을 손에 들고 피투성이가 된 채 누워 있다.

극도의 공포감이 엄습해오고, 그들은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지만 소용이 없다.

급기야 고든의 주머니 속에서 '반대편에 묶여 있는 아담을 8시간 내에 죽이지 않으면 당신은 물론 가족까지 죽이겠다'는 범인의 음성이 담긴 테이프가 발견되고…. 과연 이들은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또한 범인은 누구일까?

▶장단점 = 밀폐된 공간은 공포를 자아낸다.

무수한 상상력을 자극해 금방이라도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두려움을 만들어내기 때문. 여기에 서로를 죽여야만 살 수 있다는 연쇄살인범이 내놓은 잔인한 생존법칙은 영화 내내 높은 극적 긴장감을 유도하기 충분하다.

이렇듯 영화의 소재와 상상력은 '유주얼 서스펙트', '식스 센스' 같은 마지막 반전이 압권인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의 계보를 이을만했다.

범인이 제공한 톱, 담배, 총알, 휴대전화 등의 소품을 이용해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고든의 심정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키는 관객은 어느새 범인의 요구대로 스스로를 미치게 만드는 영화 속 게임에 서서히 몰입하게 되는 것. 또 빠른 화면 전환과 각종 음향효과 등을 통해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이 범인일 수 있다는 감독의 퀴즈를 퍼즐 맞추듯 하나하나 푸는 재미가 숨어 있는 영화였다.

특히 마지막 반전은 속아도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그러나 스릴러물이 내세우는 매력을 이 영화는 다소 간과한 듯한 인상이다.

관객과 함께 범인을 찾아다니기보다 관객을 관찰자의 입장으로 내몰기 때문.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될 시점에서 카메라의 대부분을 등장인물들의 기억 속으로 향한 것은 관객의 궁금증을 오히려 사라지게 만든다.

한마디로 생뚱맞은 연출인 셈이다.

게다가 마지막 반전도 곰곰이 따져보면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

◇한국인 배우 열연

이 영화에는 한국인 여배우가 출연, 국내팬들에게 좀 더 친근한 느낌을 갖게 한다.

알렉산드라 전(한국명 전복연)이 그 주인공으로, '쏘우'에서는 여러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열연했다.

미국 TV 시리즈인 '어나더 월드'로 데뷔한 전씨는 그동안 '사인필드', '매드 어바웃 유', '시카고 메디컬', '텍사스 레인저' 등의 TV 시리즈에 출연했다.

영화로는 지난 1995년 개봉했던 정진우 감독의 영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이휘소 박사의 딸 역을 맡았으며, 마이클 만 감독의 '알리'에도 출연했다.

◇인터넷을 피하라

반전이 생명인 영화들의 공통점은 먼저 본 사람들의 스포일러성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 예전 '유주얼 서스펙트' 영화를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행렬에다 대고 한 남자가 '절름발이가 범인이다'라고 외치고 도망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 정도이니 말이다.

지난해 '쏘우'가 미국과 일본에서 처음 개봉돼 인터넷상에는 이미 무수한 스포일러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영화 티켓값을 벌기 위해서는 영화 보기 전까지 인터넷에 '쏘우'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제목의 글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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