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北 추가조치시 대책 협의했나

입력 2005-02-15 13:45:55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은 북한의 추가조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후 양국은 북한의 추가조치를 상정한 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추가적인 상황악화 조치가 충분히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미 두 나라가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 北 추가조치가 없다면

주변국의 대책은 예상 가능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을 협상용으로 받아들이고 기존 전략대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 해법에 관한 미국의 '리비아식 해법' 정책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 외교장관이 이날 회담에서 북한이 어떠한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면 훨씬 나은 미래가 놓여 있음을 깨닫는 전략적인 선택을 촉구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회담 후 양국이 공식 거론은 안했지만 우리 측은 회담에서 미국이 분명한 북핵문제 해결의지를 보인다는 차원에서 북한을 6자회담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안'을 마련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 '활용론'도 적극 논의돼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6자회담 참가국인 중국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 북한을 설득, 압박할 것을 주문하는 것으로 모아졌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에 대해 '새로운 상황'으로 평가하면서도 북측이 요구한 '충분한 조건과 분위기 조성' 부분은 도외시한 듯한 인상이어서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추가조치가 현실화된다면

만약 북한이 추가조치를 한다면 지난 2003년 2월부터 재가동한 영변 5㎹에서의 플루토늄 추출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플루토늄 추출과 핵무기 제조 정황을 세분화해 이슈화하는 '살라미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살라미 전술'은 얇게 썰어 먹는 살라미 소시지처럼 핵·미사일 관련 이슈를 최대한 잘게 나눠 이슈화해 차례차례 대가를 얻어내는 북한의 전형적인 전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을 협상용으로 보고 있는 미국은 어지간한 추가 조치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 제3국으로의 핵물질·핵무기 수출, 핵실험 등의 도발적인 액션을 강행한다면 미국은 물론 한국·일본도 표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선 미사일 발사는 핵무기 운반능력을 시위하는 것으로 가깝게는 한국과 일본이 크게 동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제3국 수출은 9·11 이후 테러집단이나 국가로의 핵무기·핵물질 이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국을 자극할 개연성이 크다.

물론 핵실험 강행은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카드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 북핵 전문가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추가조치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조만간 한·미·일 강경세력 쪽에서 흘러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