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 분야 세계적 권위자 현택환 교수

입력 2005-01-28 11:11:33

서울대 현택환(玄澤煥) 교수(40)는 나노기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배아줄기 세포 연구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황우석 교수가 BT분야에서 차지하고 있는 세계적 위상 못지않게 NT분야에서 현 교수의 이름석자가 차지하는 권위도 탄탄하다.

지난해 다양한 나노기술의 상용화에 필수적 기본재료인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으로 값싸게 제조할 수있는 기술을 개발, 세계최고 수준인 네이처 머티리얼(Nature Materials)지에 발표한 그의 논문은 최근 발표된 어느 논문보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전파됐다. 그가 개발한 균일한 나노입자 제조기술은 나노전자소자를 비롯 테라비트급 저장매체(하드드라이브),앰알아이(MRI)의 조영제 등에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기술 개발전에도 현 교수는 이미 나노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전문가였다. 유학을 마치고 서울대로 돌아와 본격 연구활동을 펼친 지난 5년간 순수하게 국내에서 수행한 연구결과로 유수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만도 70편 이상이며 그 논문들이 1000번 이상 인용됐다. 논문의 인용회수를 따지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서울대 공과대 응용화학부 부교수인 그는 과학기술부 창의적연구진흥사업 산화물 나노결정연구단 단장, 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준회원을 겸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나노기술전문잡지 스몰(SMALL)과 International Journal of Nanotechnology 지 편집위원이란 직함도 갖고 있다.

2002년에는 40세 이하 젊은 과학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5회 젊은 과학자상(화공/공업화학분야 대통령상)과 과기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주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 교수의 오늘은 서울대 입학 당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전혀 새로운 일을 찾아 하자'는 결심에서 비롯됐다. 나노 기술은 20년전만 해도 아직 관심권 밖이었다. 그런 무관심의 세계에 몰두한 노력이 오늘 세계의 주목을 받는 그를 만들었다. 최근 사회문제화가 되기도 한 이공계 기피현상은 현 교수의 눈에는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현 교수는 나노분야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연구결과의 공로를 자신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는 후배 학생들에게 돌린다. 최고 수준의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단에 합류, 함께 연구한 성과물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훌륭한 학생들을 자신에게 보내 준 하느님의 은혜"라고 여긴다.

달성군 하빈이 고향이지만 초등학때부터 대구로 혼자 나온 현 교수의 학창시절은 힘겨운 생활이었다. 경신중학교와 덕원고를 다닐때부터 과외 아르바이트를 해야했지만 그러나 그 모든 어려움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여긴다.

2대 독자인 현 교수는 첫 딸과 밑으로 아들 둘 합쳐 요즘 보기 드물게 자녀가 셋이다. "세 아이를 낳은 덕에 부모님들이 며느리를 너무 좋아한다"고 웃는다. 그러나 아침9시 학교로 출근하면 대부분의 날 밤이 늦어서야 집으로 갈 수 있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일이 마음 아프다.

아직 젊고 어린 나이에 건방지게 보일 수도 있다며 자기 자랑을 쑥스러워 하는 현 교수는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와야 한다"고 하면서도 쓰지말아 달라는 주문을 한다.

서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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