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경북 지각·교통대란

입력 2005-01-17 14:33:18

영양 60㎝폭설…4개 마을 120여 가구 고립

경북 북부와 동해안 지역에는 주말 동안 20여 년 만에 게릴라성 폭설이 내려 곳곳의 육상 및 해상 교통이 끊기고 비닐하우스 붕괴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북지역에서는 15일부터 17일 오전 8시 현재 영양군 수비면 60.3cm를 비롯해 북부지역과 동해안 및 영천에 17~54cm의 눈이 쌓였다.

특히 봉화군 석포면에는 16일 새벽 1시부터 12시간 동안 시간당 4cm의 폭설이 내렸다.

포항과 경주, 영덕 등지에는 역시 20년 만의 폭설로 피해가 컸다.

◆폭설피해

영양, 영덕, 울진군 등에서 상추와 시금치 등의 비닐하우스 245개 동이 무너져 8ha의 농작물 피해를 입은 것으로 경북도는 잠정 집계했다.

또한 영양군 영양읍 본동과 주파·신암·오무리 등 4개 마을 120여 가구를 비롯해 영덕군 영해읍 대동리와 축산면 조항리 등은 고립상태다.

◆교통두절과 교통통제

주말 기습폭설로 경북 도내 곳곳의 도로가 끊겼으나 17일 오전 8시 현재 29군데의 교통이 다시 소통되고 경주 건천~산내 가산재 사이를 비롯한 8곳의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고 경북도는 밝혔다.

청송군 부동면이 35.5cm를 기록, 교통이 두절됐고 영양군 수비면도 60.3cm로 가장 많은 적설량으로 차량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영양군 수비면에서 울진군 온정면을 잇는 88번 국도도 통행이 금지되고 있다

한편 동해상에는 전 해상에 내려진 풍랑 주의보와 울릉도 독도지역의 강풍주의보로 정기여객선 운항이 중단상태다.

16일에 이어 17일 오전 현재까지 포항-서울 간 비행기도 운항이 중단됐다.

◆지지부진한 제설작업과 불편 계속

예상하지 못한 폭설에 지자체들은 미처 제설장비를 갖추지 못해 애를 먹었다.

영덕군은 16일부터 이틀 동안 공무원들과 장비 70여 대를 긴급 투입,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모래를 자동으로 뿌려주는 제설차가 1대도 없어 눈이 멈춘 다음에야 눈을 치웠다.

강원도 속초에 놀러갔다가 눈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던 김준상(45·포항시 용흥동)씨는 "16일 오후 영해에서 포항까지 무려 7시간이 걸렸다"면서 "도로 구간 상당수가 결빙되었으나 이에 대한 안내판이 없어 더욱 애를 먹었다"며 경북지역 제설작업 대처가 강원도 내 시·군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포항시내는 17일 오전 9시 현재 시가지 전체가 거의 마비상태를 보여 지각사태와 교통대란을 겪었다.

도로가 빙판길로 바뀐 17일 아침 포항철강공단 근로자들이 대거 지각했으며 보충수업 중인 상당수 고교들도 이날 하루 임시휴교 조치를 내렸다.

포항으로 연결되는 도로들도 통행이 어려워 물류대란마저 빚어지고 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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