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생각-'별'을 읽고

입력 2005-01-17 11:23:47

알퐁스도데의 '별'은 주인댁 따님을 사모하지만 한 마디 고백조차 못하고 끙끙 앓기만 하는 순박한 한 목동의 젊은 날의 사랑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읽고 느낀 점을 원고지 4장 내외로 써 봅시다.

1. 좋아하는 친구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해 애태웠던 경험이 있나요? 청소년의 이성교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봅시다.

2. 목동인 나는 내가 좋아하는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바라보기만 합니다.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을 모두 가져야 하는 요즘 세태와 많이 다르죠. 원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모두 소유하려하는 사람과, 원하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의 장단점을 생각해 봅시다.

3. 이 소설에 등장하는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목동인 나 사이에는 현실적인 신분의 벽이 있습니다. 현대에는 신분 차이가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일부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형태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신분 격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4. 한국 문학 '소나기'와 더불어 '별'은 순수하고 여린 사랑의 대표 작품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소나기와 별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점이 뚜렷하죠. 사랑과 운명에 대한 두 작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자연을 사랑하는 목동의 모습은 본받고 싶지만 스테파네트가 목동에게 나타났을 때 나는 목동과 반대로 스테파네트를 돌려보낼 것이다. 그래야 밤까지 부모님 걱정을 안 끼쳐 드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점이 이해가 안가고 고쳐보고 싶다. 또 스테파네트처럼 부모님께 허락받지 않고 놀러다녀 부모님을 상심시켜 드린 일이 부끄럽고 후회된다. 경상여중 조예리

△한편으로는 자신의 맘도 제대로 고백하지 못하면서 그걸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심이 가기도 했다. 그 정도 용기조차 없으면서 과연 그 누구보다도 아가씨를 사랑했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렇게 아가씨를 짝사랑하면서 혼자서만 가슴앓이를 할 거였다면, 애초에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랬다고 감히 눈길조차도 주어선 안 될 상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경운중 김선미

△보잘 것 없는 목동과 아름답고 고운 스테파네트 아가씨의 이야기인 알퐁스도데의 '별'이란 작품은 우리나라 단편소설 중 '소나기'와 매우 흡사하다. 소나기가 내려 둘의 사랑이 이루어진 점은 마치 우연의 일치처럼 자연스러웠다. 또 서로 말도 건네지 않으며 싹튼 부잣집 소녀와 가난한 소년의 순수한 사랑이 매우 비슷한 점이다. 시지중 조경채

△(목동에게 쓴 편지) 너는 '영혼들의 수레'와 '세 마리 짐승', '마차부', '갈퀴' 등(별자리)을 알고 있지만 나는 시골에서 살아보지 못해서 잘 몰라. 요즘 우리가 사는 지구는 점점 더럽혀지고 있어. 나는 이 환경이 더렵혀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 정부는 나라를 위해 개발을 하지만 도리어 환경을 더럽히고 있어, 게다가 지금은 겨울인데 춥지도 않아. 지구 온난화 때문인 것 같아…(중략)…난 우리가 만든 지구의 모습을 미래의 자손들에게 주기가 창피해. 미래가 되면 별들도 안 보일거야. 경진중 임주엽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소년처럼 혼자 산다면 어떨 것인가'하는 생각. 하지만 그 이전에 난 혼자 못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 혼자 살다보면 함께 하는 법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한다는 것이 좋아서 함께 하는 법을 잃기는 싫다. 하지만 소년만의 행복은 또다른 무엇이겠지? 혼자 하는 소년의 행복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혼자 사는 것의 소박한 기쁨, 욕심없는 평화로운 삶, 아가씨와는 평생 함께 할 수 없을지라도 영원히 성스러움과 순결함을 잃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별들, 양들과 함께 하는 삶도 작아서 더 큰 행복이며 그것들이 소년의 삶을 더 아름답게 해 줄테니 말이다. 상인중 배현지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 선생님 의견

중앙도서관 겨울 독서교실 참가했던 중학교 1학년생들은 알퐁스 도데의 '별'과 황순원의 '소나기',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 등 3편의 작품을 가지고 독서감상문을 써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은 학생들은 목동의 행동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목가적인 배경에 대한 자신의 견해 등을 다양하게 제시하며 다각적인 읽기를 시도한 글이 많았다.

다만, 무작정 글을 쓰겠다고 덤비다 보니 한 줄이 200자를 넘어서는 긴 문장도 눈에 띄었으며 주술구조가 제대로 짝지어지지 않은 문장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문장을 쓸 때는 짧게 끊어 쓰는 것이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데 효율적이며 특히 주어와 동사는 시제와 능동'수동 등의 짝이 맞아야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가 쉽다.

지도를 맡은 한은주 교사는 "짧은 시간 내에 1천 자 이상의 글을 써내도록 한 탓에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 많았다"라며 "차분히 자신의 글을 되돌아 보고 퇴고하는 시간이 있었더라면 더욱 수준높은 글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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