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신설 없어도 할인점은 33여개 오픈
"'공룡' 할인점들의 포식(飽食)은 2005년에도 계속된다.
"
재래시장을 빈사상태로 내몰고, 백화점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는 대형 할인점의 파상공세가 내년에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불황을 먹고 사는 업태'라는 따가운 비판을 받는 이들 할인점은 2005년에도 새 점포를 확장하며 다른 유통업체들의 시장을 대거 잠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상인들의 한숨과 다른 유통업체들의 아우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33 대 0'
내년 전국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백화점이 한 곳도 없는 대신 할인점은 대거 새로운 점포를 열며 영토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롯데백화점이 2월 본점 옆에 명품관(에비뉴엘)을 열고 신세계백화점이 8월 본점을 재건축해 오픈하는 등 기존 백화점을 새단장하거나 증축하는 것 외에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인 백화점이 전무하다는 것. 이에 따라 내년은 지난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신규 오픈하는 백화점이 하나도 없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화점 신설이 주춤한 것은 백화점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데다 경기 침체기를 맞아 기존 백화점의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투자를 할 경우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불황기에 강한' 할인점의 경우 신세계 이마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올해와 마찬가지로 대거 신규 점포를 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 규모는 30개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서울 양재, 서수원, 오산 등 10∼12곳에 신규점을 열 계획이고 홈플러스도 대구·부천 등 8∼10곳, 롯데마트는 8곳, 까르푸는 3곳에 새로운 점포를 열 계획. 여기에다 할인점 업체들은 내년에도 신규점 개설을 위한 부지 확보에 투자할 계획이다.
△ '13% 대 2.2%'
할인점과 백화점의 내년 업황 전망도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99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며 올해 매출 16조6천억 원에 그쳤던 백화점은 내년에는 다소의 내수회복세 덕분에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2.2% 신장한 매출 17조1천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액은 2003년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할인점은 올해 매출이 21조6천억 원으로 작년보다 11% 신장한 데 이어 내년 출점 점포수가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24조4천억 원으로 두자릿수인 13%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할인점 경우 93년 이후 12년 연속으로 두자릿수 이상의 신장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시장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점포수는 약 300개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할인점 '빅4'의 시장점유율이 70%에 이르면서 경쟁력이 취약한 다른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매출 증대에 열을 올리는 할인점들
대구경북에 진출해 있는 할인점들은 내년 매출을 늘리기 위한 공세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 이마트 경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한 매출증대 도모에 나섰다.
한 번 이마트를 이용한 고객이라면 계속 이마트를 이용하게끔 고객관리 프로그램 개발 및 추진에 힘을 쏟는 있다.
점포별 상권에 맞는 마케팅을 통해 신규고객을 끌어온다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또 수익성 위주의 경영, 직불카드 활성화, 제휴 마케팅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홈플러스 역시 내년 1월에 새로 문을 여는 남대구점과 5월에 재오픈하는 대구점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화점같은 할인점'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판매인력 강화, 다양한 이벤트 실시, 공동마케팅 행사 등을 통해 고객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깊어가는 유통업계 시름
이 같은 할인점들의 대대적인 공세에 대해 시장 상인 및 중소 유통업체와 지역 백화점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상철 서문시장 5지구번영회 회장은 "경기침체에다 할인점들의 시장 잠식으로 장사가 안되는 마당에 할인점들이 고객유치에 더욱 혈안이 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다른 지역은 할인점의 무차별한 시장확장을 행정기관에서 적극 규제하는데 대구는 왜 이렇게 할인점 허가를 남발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지역의 세수(稅收)나 고용창출 효과 측면에서 할인점보다는 재래시장이 기여하는 바가 훨씬 크다"라며 "할인점의 공세를 차단하고 재래시장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할인점 확대를 저지하는 서명운동과 행정기관 항의 방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대현기자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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