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NIE-신문만평보기

입력 2004-12-20 11:44:58

신문 만평은 언론의 기본적 기능인 사회 비판에서 핵심적인 요소이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1~4컷의 만화를 통해 때로는 독자들에게 박장대소를 터뜨리게도 하고, 때로는 분노해 주먹을 불끈 쥐게도 만든다. 독자들은 만평을 통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가 무엇인지,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지를 판단한다. 때문에 만평을 '글 없는 사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만평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 자칫 따분하고 어렵게 받아들이기 쉬운 시사 문제에 보다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 만평에 담긴 풍자와 해학은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고 다양한 기법과 형식을 알려준다.

우리나라의 신문 만평은 대개 정치적인 소재를 많이 다루고 있어 교육에 적합하지 않은 게 많다는 견해도 있지만, 최근의 만평들을 살펴보면 이슈가 될 만한 소재를 찾아 사회 구석구석까지 비추고 있으므로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쉽게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살펴보자.

▲만평 이해하기

학부모가 먼저 만화가 무조건 교육에 좋지 않다는 시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만화는 어찌 보면 인류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장려되고 강조되는 분야이다.

만화의 역사, 만평이라는 장르의 특성 등을 먼저 알아보자. 만화가 인류와 함께해 온 표현 장르로 꼽히는 이유도 찾아보자.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는 1컷 만화를 골라 무엇을 나타내고 있는지, 작가는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같은 주제를 기사로 썼다면 어떠했을지 등을 생각해 보자. 또 신문사는 왜 만평을 1면이나 2면 등 주요 지면에 배치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자. 만평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은 물론 주제를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 방법과 묘사 기법, 저널리즘의 기능 등으로까지 사고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말 풍선 채우기

4컷 만화의 경우 그림만 있는 컷도 있지만 대개는 컷마다 1, 2개의 짧은 대화나 설명을 담는다. 여기에는 작가의 주제 의식과 이를 보는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표현은 대단히 함축적이며 기발한 상상력이 번뜩인다.

대화나 설명, 제목 등을 가리고 채워 넣을 적절한 내용을 말하게 해 보자. 만평을 이용한 활동 가운데 가장 쉬우면서도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작가가 실제로 만평에 담은 내용을 비교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주제 의식과 표현 방법, 비판과 풍자의 의미 등을 이해할 수 있다.

▲만평과 글쓰기

만평을 활용한 글쓰기는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 만평이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설명하기, 만평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 쓰기, 만평 가운데 좋지 않은 부분이나 특히 좋게 본 부분을 찾아서 이유 쓰기 등이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은 다소 어렵거나 딱딱한 사회적 이슈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고, 독서를 할 때 필요한 핵심적인 능력들도 기를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기사를 읽고 직접 만화를 그려 보는 활동도 흥미롭다.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볼 만한 소재의 기사를 찾아 여러 가지 입장에서 생각하게 한 뒤 1컷 또는 4컷 만화로 그리게 해 보자. 기사의 핵심적인 주제를 읽어내는 독해력뿐만 아니라 비판 능력, 상상력 등도 키워줄 수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12월17일자 매일신문에 실린 만평. 1컷짜리 매일희평의 경우 16일자 27면에 실린 '겨울 실종' 기사와 연결시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다. 4컷의 미스터 팔공 역시 올해 대학입시와 관련된 여러 기사들과 연관시켜 생각하면 흥미를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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