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활성화 모범사례로 꼽히는 명덕시장

입력 2004-12-20 09:35:16

불황속 매출 30% 증가

"아케이드 설치를 비롯한 시장 현대화 이후 손님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

최악의 불황에다 할인점· 백화점의 공세로 빈사상태에 처한 재래시장. 생사의 갈림길에서 저마다 자구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대구시 남구 대명5동 명덕시장이 재래시장 활성화 성공사례로 주목을 끌고 있다.

한인묵 명덕시장번영회장은 시장 환경개선이 고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4,5월 두 달에 걸쳐 명덕시장은 시장 전체에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통로바닥 포장, 하수도·전기 및 점포간판 정비 등 대대적으로 탈바꿈했다.

적게는 50만~60만 원, 많게는 500만 원씩 점포주 50여 명이 사업비를 부담했다.

총 사업비 2억1천만 원 가운데 점포주들이 3천만 원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국비와 시·구비로 충당했다.

지난 2002년 발효된 재래시장활성화특별조치법에 따라 국비 50%, 시비 20%, 구비 15%, 상인 15% 부담 방식으로 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상인 부담이 10%로 더욱 줄었다.

한 회장은 "환경개선에 돈을 쓰는 것을 주저하는 점포주도 없지 않았지만 모두가 한 마음이 돼 사업을 추진했다"며 "환경개선 이후 시장이 활기를 띠자 상인들은 물론 주민들도 반가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명덕시장 환경개선의 '산파역'을 맡았던 대구 남구청이 밝힌 시장 활성화 수준은 경이로울 정도. 불황에도 불구하고 30%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장사가 잘돼 7,8개에 이르던 빈 점포도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점포 가격도 환경개선 이전보다 크게 올랐다고 한다.

대구 남구청 지역경제과 서정택 주임은 "원가분석을 통해 공사에 착수한 결과 다른 시장의 ㎡당 60만 원보다 훨씬 적은 27만 원에 공사를 마쳤다"라며 "쾌적한 쇼핑환경을 만든 덕분에 재래시장을 기피하던 젊은층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이 시장을 찾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환경개선과 더불어 상인들 스스로의 자구노력도 시장 활성화 기폭제가 됐다.

백화점처럼 할인행사를 벌인 것을 비롯해 환경정비, 고객들을 위한 친절서비스 실천 등 고객유치에 상인 모두가 발벗고 나섰다.

한 회장은 "할인점과 경쟁하기에는 아직은 마케팅 마인드가 부족하지만 번영회를 중심으로 고객들이 편하고 즐겁게 쇼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상인들은 명덕시장이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맞은편 지역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로에 횡단보도 또는 신호등이 설치되고 공영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과 바로 연결되는 횡단보도·신호등이 없어 고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쇼핑을 하러온 고객들이 도로에 차를 세워뒀다 견인당하거나 스티커를 떼이는 형편이라는 것. 상인들은 "구청이나 경찰서에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며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시장이 살아나 상인들은 물론 인근 상권까지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이 적극 뒷받침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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