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 부모 마음-(5)일방적 지시보다 자녀 스스로 개선 동기 가지게

입력 2004-12-14 11:47:07

전문가의 말

컴퓨터 게임에 정신이 팔려 학업을 소홀히 하고 밤 늦게까지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 자녀를 보는 부모의 심정은 화가 나기도 하고 저러다 중독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이때 부모가 자녀의 사이버 세계를 이해하려 하지 않은 채 꾸중하고 화만 내면서 맹목적으로 컴퓨터에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 하면 이에 대해 분노하고 반항하는 자녀와 부딪히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자녀가 컴퓨터에 집착하게 된 이유와 그것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알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자녀가 과도하게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 같고 그로 인해 학업이 저하되거나 다른 일에 소원해진 것 같으면 먼저 자녀의 컴퓨터 사용형태를 파악해 보아야 한다. 즉, 자녀가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장소는 어디이며 시간대는 언제인지, 어느 프로그램을 사용하는지, PC방을 간다면 비용은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는지, 컴퓨터를 많이 한 날은 다른 날과 행동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겪는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둘째, 자녀의 상태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많이 하게 된 이후에 나타나는 자녀의 정서상태에 주목하고 자녀가 인터넷을 함으로써 어떠한 욕구가 충족되는지 자녀가 인터넷에 빠지게 된 이유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녀가 인터넷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들을 정리하여 자녀를 지켜보면서 느낀 점과 개선할 점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전달하고 자녀의 생각은 어떤 지를 물어보며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셋째, 이러한 대화를 통해 부모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자녀 스스로 개선에 대한 동기가 생기면 다음의 방법으로 자녀를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능한한 컴퓨터는 거실이나 공개된 장소에 두도록 하며, 자녀가 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을 분석해서 그 시간에 다른 활동(운동 등)을 하도록 격려하여 컴퓨터 사용이 습관화되지 않도록 도와준다. 또한 자녀와 함께 컴퓨터 사용 규칙(하루 1시간, 주말에 3시간, 12시 이후 사용 않기 등)을 정해 정해진 시간에 알람시계를 작동시키거나 알려주고, 자녀가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는 응용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다른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인터넷 사용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는 계획을 세운다. 또한 평소에도 자주 자녀와 컴퓨터 사용에 관한 얘기(음란 사이트, 인터넷 게임 등)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부모도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해 배우고 부모 자신이 먼저 자녀에게 인터넷 사용의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채연희(대구시 청소년종합상담실 선임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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